호수 | 2267호 2014.04.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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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차성현 신부 |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
차성현 암브로시오 신부 / 하단성당 주임
예수님이 말씀하시자, 죽었던 라자로가 손과 발은 천으로 감기고 얼굴은 수건으로 감싸인 채 걸어 나옵니다.
우리 신앙인의 삶은 한평생 믿음의 여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순절을 지내는 우리에게, 지난 몇 주일의 복음 말씀은 그 믿음에 관하여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믿어야 하는 가를 가르쳐 줍니다. 우물가의 사마리아 여인이 간청합니다.“선생님, 그 물을 저에게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목마르지도 않고, 또 물을 길으러 이리 나오지 않아도 되겠습니다.”(요한 4, 15) 지난 주일 눈을 뜨게 된 태생 소경의 고백도 있습니다.“선생님, 그분이 누구십니까? 제가 그분을 믿을 수 있도록 말씀해 주십시오. 주님, 저는 믿습니다.”(요한 9, 36. 38) 오늘 복음 말씀의 마르타 역시“예, 주님! 저는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요한 11, 27) 라고 고백합니다. 그렇습니다. 믿고 싶고 또 믿고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믿어야 하는 가를 모를 수 있는 우리에게 주님은 오늘 라자로의 죽음과 소생을 통해 분명하게 다시 말씀해 주십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요한 11, 25∼26)
한평생 믿음의 여정을 걷고 있는 우리 신앙인들은 이렇게 부활의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죽더라도 다시 사는 삶, 영원히 죽지 않는 삶을 믿고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들입니다. 하지만, 그런 우리에게도 현실은 늘 무덤같은 삶임을 또한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웃에게 마음을 닫으면 사회도 무덤이 됩니다. 가족에게 마음을 닫으면, 가정 또한 무덤입니다. 그래서 이제 자신에게마저 마음을 닫는 것이 바로 죽음의 무덤이 되는 것입니다.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요한 11, 43)
죽음의 무덤에서 생명의 나라로 라자로를 끌어내 주신 예수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나를 가두고 있는 모든 무덤에서 나오라고 하십니다. 내 마음을 열고, 내 집 문을 열고, 우리 공동체를 활짝 열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오늘 독서, 에제키엘 예언자의 말씀을 실현하라고 하십니다.“나 이제 너희 무덤을 열겠다. 그리고 내 백성아, 너희를 그 무덤에서 끌어내어 이스라엘 땅으로 데려가겠다.”(에제 37, 12) 나를, 그리고 우리 공동체를 닫고 있는 무덤이 무엇입니까? 그 무덤에서 나와서 부활의 삶을, 생명의 삶을 살라고 하는 오늘 사순 다섯 번째 주일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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