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생 소경과 빛

가톨릭부산 2015.10.15 17:14 조회 수 : 87

호수 2266호 2014.03.30 
글쓴이 주영돈 신부 

태생 소경과 빛

주영돈 토마스 신부 / 토현성당 주임

눈으로 사물을 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빛이다. 빛이 없다면, 내가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어도 칠흑 같은 어둠에 갇히게 된다. 눈에서 스스로 빛을 발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은 자신의 신원을 밝히고 계신다.“내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 나는 세상의 빛이다.”(요한 9, 5) 예수님 당신 스스로 세상의 눈을 밝히는 빛이라 한다. 오늘 복음 말씀은 이 빛을 받아드리는 태도를 통하여 3가지 모습을 보여준다.

1. 거부하는 사람들 :“유다인들은…사실을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요한 9, 18 참조)
2. 개입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 :“지금 어떻게 해서 보게 되었고, 누가 그의 눈을 뜨게 해주었는지도 우리는 모릅니다.”(요한 9, 20∼21 참조)
3. 받아들이는 사람 :“주님, 저는 믿습니다.”(요한 9, 32∼33. 38 참조)

왜 빛을 볼 수 없는가? 자연적 환경에서 아침에 태양이 뜨면, 빛은 그저 찾아오는 것이고, 우리의 눈을 저절로 밝혀준다. 그러나 영혼과 마음의 눈은 빛이 있어도 시신경을 잃어버린 사람들처럼 그렇게 밝혀지지 않는가보다.

1.“신은 자만심에 차 있는 사람과 가장 거리가 멀다. 왜냐하면 다른 모든 사람들은 신을 필요로 하지만 자만심에 찬 사람은 신 없이도 자신이 잘 살아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마하라쉬와의 대화)라는 글이 있다. 내 안에 있는 교만과 자만심은 끊임없이 빛을 거부하게 할지 모른다.
2. 태생 소경의 부모는 하느님의 벌을 받은 것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깨뜨리지 못하고, 공동체와 이웃에게 외면당할 두려움에 싸여서, 빛을 찾아 바라보는 것을 피하고 있지는 않을까? 세상의 불의에 대해서, 나만의 이익과 편안함을 위하여, 나는 세상의 정의와 가난한 이의 외침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3. 소화 데레사 성녀에게 인생의 짐이 많은 자매가 찾아와서“수녀님, 저는 제 앞에 있는 이 환난의 벽을 뛰어넘을 수 없습니다. 이 고통의 벽이 너무나 높습니다.”그러자 수녀님은“자매님, 뛰어넘으려 하지 말고 밑으로 기어들어 가세요. 그게 훨씬 더 쉬울 겁니다.”라고 말했다. 얼마나 통쾌한 대답인가! 믿음을 가진 자에게!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 있는 그대로 바로 보는 것! 빛을 보고, 빛이라고 소리치고, 솔직히 고백할 수 있는 삶의 자세와 겸손한 마음 안에 빛은 온전히 내 안에서 빛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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