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90호 2016.0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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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성민 신부 |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때, 무엇이 더 좋은 선택일지 몰라 불안합니다. 기도도 하지만 여전히 답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기도해야 마음이 평화로울 수 있을까요?
홍성민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parvus@hanmail.net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는 결국 모든 것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두려움과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 마음을 없애고 달래기 위해 신앙인은 기도합니다. 기도의 응답으로, 가장 좋은 답을 알려주신다면 마음이 편안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좀 더 생각해보면, 가장 좋다는 기준이 무엇인가가 문제입니다. 지금 당장 내 눈에, 바로 앞에 벌어질 결과만 두고 본다면 뭐가 더 좋은 것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20년, 100년 후에도 그게 과연 좋은 것일지는 정말 알 수 없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바라는 대로 이미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알 수 없다는 것이고, 더 큰 문제는 알 수 없으면서도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계획한 대로 되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믿음이란 하느님께서 지금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실 것이라 믿는 것이 아닙니다. 그게 뭐든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실 것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사실 하느님은 늘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십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을 믿지 못하기에 늘 두렵고 불안합니다. 좋은 것을 가졌기에 두렵지 않고 안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 믿고 감사하며 살아가야 우리가 바라는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