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90호 2016.0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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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조영만 신부 |
사람이 있다!
조영만 신부 / 메리놀병원 행정부원장 bapcho@hanmail.net
누군가 쓰러져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면, 그래서‘많이 다쳤나?’걸음을 멈추게 되었다면, 더 이상 그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신음 앞에선 개별적 인격이 아니라 보편적 생명이 늘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나 홀로 사마리아 사람이 될 수 없다면 최소한“여기 사람이 있다!”소리치겠지요, 일반적이라면.
신음소리를 내는 현장들의 공통점은“여기 사람이 있습니다!”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라고 외쳤던 청계천 봉제공장에서부터, 삶터와 일터에서 쫓겨나던 목동 철거민, 도시 노점상, 용산 세입자, 해고 노동자, 세월호 가족들 모두,“사람이 여기 있다!”는 겁니다.
그 소리에 귀를 막고 도리어 몽둥이를 드는 집단들, 자본, 권력, 방송, 종교. 비록 고등교육을 받고 좋은 양복은 걸칠지 몰라도 야만의 민낯을 숨길 재주는 없나 봅니다. 자나 깨나 국가 안보를 걱정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이들의 입에서‘사람’이 나온 적은 없는 까닭은“그렇게밖에는 못 살아봤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살아본. 내지 살고 싶은, 사상과 자본과 권력 외에는 공감력을 상실한 이들이 의지하는 코드는 단순합니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봅니다. 율법학자와 레위인이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그들은 오늘도‘보도지침’을 하달하고‘전관예우’를 옹호하며 밤낮으로 나라 걱정을 하십니다.
갈수록 사람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 그리고 사람과 이웃이 사라지는 것. 정작 해야 할 걱정을 하지 않는 사이, 그 나라 사람들 자살률은 여전히 세계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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