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목말라 하십시오.

가톨릭부산 2015.10.15 16:59 조회 수 : 64

호수 2265호 2014.03.23 
글쓴이 이정민 신부 

하느님을 목말라 하십시오.

이정민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 반여성당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제 영혼이 하느님을, 제 생명의 하느님을 목말라합니다.”(시편 42, 2∼3)

‘신앙인’은 믿음이 완전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 앞에 완전한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가 죄인이고 믿음이 부족한 사람일 뿐입니다. 신앙인은 이미 거룩한 사람이 아니라, 시편의 말씀처럼, 하느님을 갈망하는 사람입니다. 생명의 하느님을 목말라 하는 영혼입니다.

사마리아의 시카르라는 마을, 야곱의 우물가에 온 여인은 아마도 육신의 목마름을 해결하려 우물로 향했겠지만, 거기서 이루어진 예수님과의 만남은 그녀를 영혼의 갈망을 지닌 신앙인으로 변화시키는 놀라운 사건이 됩니다.

이 만남이 아름다운 것은, 절대 상종하지 않던 유다인과 사마리아인 간의 장벽을 허무시는 하느님의 영이 그 우물 위를 감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신과 반목의 장벽은 인간이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리짐 산이냐 예루살렘이냐를 두고 벌인 참 성전 논쟁에 대해서도, 예수님은‘영과 진리 안에서 드리는 참된 예배’가 하느님의 뜻임을 강조하시며 두 민족 간의 장벽을 허무십니다. 외적인 조건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의 신앙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입니다.

자신에게 물을 청하는 것에 깜짝 놀라 반문하는 여인에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이 물을 마시는 자는 다시 목마르겠지만,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그 말씀을 듣고 여인은 말합니다.“제가 다시 목마르지 않도록 그 물을 저에게 주십시오.”(요한 4장 참조) 예수님의 대답은 여인을 더 큰 놀라움에로 이끕니다. 바로 당신 자신이 영원한 생명의 물이시며, 오시기로 되어 있는 메시아이심을 밝히셨기 때문입니다. 이 만남이 아름다운 것은, 죄 많은 이 여인의 영혼의 갈망이 회복되고 결국 그녀와 마을 사람 전체가 신앙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의 대화는 우리에게 하느님께 대한 갈망을 회복하라고 촉구합니다. 인간은 예수님을 통해서만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생명의 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살다 보면, 신앙이 형식적이 되고 특별한 감동도 열망도 없어집니다. 게다가 이 세상의 세속화의 흐름은 너무나 강해서, 그 달콤함에 빠져 지내다 보면 목마르다 못해 자신이 목마르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사순절은 하느님을 목말라하는 영혼의 감각을 회복하는 시기입니다.

“하느님, 당신은 저의 하느님, 저는 당신을 찾습니다. 제 영혼이 당신을 목말라합니다.”(시편 6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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