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62호 2014.0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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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윤정환 신부 |
하늘의 새들을 보라
윤정환 이냐시오 신부 / 성지성당 주임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세상 걱정에 여념이 없는 우리에게 오늘의 복음 말씀은 위로와 희망을 주십니다.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마태 6, 34)고 하시면서 하늘의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우리에게 필요함을 아시기에 우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제게 20년 전 그날을 생각하게 합니다. 사제 서품식을 앞두고 제의며 성작이며, 수품 준비에 한창일 때였지요.
서품성구를 생각하느라 이곳저곳 성경을 뒤적이다 발견한 구절이 바로 오늘 복음 말씀이었습니다.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보아라.”(마태 6, 26) 새들은 씨를 뿌리지도 거두지도 않지만 아버지께서 먹여주시니, 새보다 귀한 사람이야 무슨 걱정이 있겠느냐는 말씀이 사제의 길을 시작하는 제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료 부제들로부터 게으른 배짱이 같다는 놀림을 받기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덧 사제로서의 생활이 20년이 지나고 있지만, 돌이켜보면 파란 하늘과 두둥실 떠있는 구름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을 쳐다봤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던지, 하늘은 커녕 산과 들녘의 푸르름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하고 땅만 쳐다보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짧은 보좌신부 시절도 유학생 시절에도 특수사목과 이제 막 시작한 본당신부로서도 온갖 걱정과 고민을 들쳐 업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만, 지금부터라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해인 수녀님의 ‘가난한 새의 기도’를 묵상하며 다짐해 봅니다.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텅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해주십시오
내 삶의 하늘에 떠다니는
흰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내게
더 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습니다.
(이해인 수녀 ‘가난한 새의 기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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