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261호 2014.02.23 |
|---|---|
| 글쓴이 | 한건 신부 |
그리스도의 말씀을 지키면, 하느님의 사랑이 완성되리라.
한건 도미니코 신부 / 순교성지사목
오늘 제1독서에서 주님께서 모세를 통해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너희는 형제를 미워해서는 안 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레위 19, 2. 17~1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복음 말씀에서도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마태 5, 44∼45)고 말씀하셨습니다. 더 나아가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들을 음미하면 하느님의 자녀인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척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지금껏 만났던 신자들을 떠올리며, ‘오늘의 말씀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살펴보았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지키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잘 하시는 분이 떠오르기는 했지만, “아! 이분이구나.”하고 딱히 드러내어 자랑할 분이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남을 볼 것이 아니라, 저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저 자신 20년의 사제생활 동안 신자들 앞에서 그렇게 많은 말을 했는데, “나는 도대체 주님의 말씀을 잘 지키려고 노력하며 ‘거룩한 사람’, ‘완전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가져봅니다. 20년 사제의 삶에 잔잔한 파도는 있었지만, 큰 소용돌이는 없이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으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살아왔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주님의 말씀을 놓고 치열하게 묵상하며 고민하지도 않고, 그저 주어진 시간, 주어진 임무만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이 앞섭니다. 교회의 울타리 안에 있는 사제의 삶이 이러한데 신앙인의 삶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실제 오늘의 말씀을 인간 본능적으로 참으로 지키기 어렵고, 모든 사람이 다 지킬 수 있는 가르침도 아닌 듯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왜 이렇게 힘든 말씀을 주셨겠습니까? 아마도 많은 사람이 지키기 힘들지만, 그 말씀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특별한 은총을 주시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씀을 지키는 사람에게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주님의 평화를 누리며, 하느님 나라에서 누릴 행복을 미리 맛보게 하려는 것입니다. 마치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부활이라는 영원한 생명이 주어졌듯이, 주님의 가르침을 통해 하느님 나라의 행복을 미리 누리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지키기 힘든 주님의 말씀이지만, 내 안에서 주님의 사랑이 완성되고, 주님의 평화가 이루어지도록 정성껏 기도하며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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