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260호 2014.02.16 
글쓴이 김명선 신부 

율법, 그리스도인에게 걸림돌인가?

김명선 사도요한 신부 / 영성의집 원장

오늘 복음은 마태오 복음의 설교 가운데 산상설교(5장~7장)의 일부분으로 구약에서 언급된 율법의 계명에 예수님의 새로운 계명을 첨가하여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라는 말씀입니다. 복음의 첫 부분인 율법에 관한 말씀의 바탕에는 예수님을 율법의 파괴자로 보고 있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에게, 당신은 율법을 어기는 분이 아니라 율법을 완성하러 오신 분으로, 구세사 안에서 구약의 계명과 완전히 단절된 것이 아니라 구약과 연계된 새로운 구원의 완성을 위하여 오신 분임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율법에 대한 유다인의 태도에 대해서는 율법의 시편이라고 할 수 있는 시편 119장에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 내용 안에서 율법은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이요 그분의 가르침(1절 참조)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율법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짐이나 괴로움이 아니라 바로 그들의 큰 재산이요 기쁨(14절)임을 드러냅니다. 그들은 율법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으며, 사랑하고(47절) 있으며, 율법의 실천으로 구원을 얻을 수 (166절)있다고 합니다.

유다인들은 율법을 이렇게도 긍정적으로 모든 구원의 근본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약성경에서는 예수님께서 율법에 대한 많은 부분을 비판하시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는 과연 율법이 그리스도인들에게 걸림돌이기 때문일까요?

그렇지는 않음을 오늘 복음 말씀에서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비판적으로 말씀하시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예수님께서는 율법 자체를 문제시하거나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율법 안에도 하느님의 뜻이 담겨져 있으며, 약간의 불완전함을 지니고 있지만 당신께서 새 계명과 더불어 완성되어 구원에 이르는 길임을 오늘 복음 말씀에서 드러내고 있습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마태 5, 17) 하심으로써 율법의 연속성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알고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왜 복음서 안에서 율법과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에 대하여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신 것일까요? 이는 율법 안에 들어있는 하느님의 뜻을 찾아 모든 이들이 편안하게 삶을 살아가게 하기보다는, 율법의 시행 세칙에 매달려 인간을 위해서 만들어주신 하느님의 계명을 사람들의 삶 속에서 오히려 올가미로 만들어버리는 ‘율법주의’를 질타하고 계심이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율법이 그리스도인에게 걸림돌이 아니라 주님 사랑의 계명의 기초이며 완성으로 나아가는 길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274호 2014.05.25  세상을 향한 주님의 믿음 김종엽 신부 
2273호 2014.05.18  걸어야 길이다 박성태 신부 
2272호 2014.05.11  그분께서 우리를 부르실 때 권경렬 신부 
2271호 2014.05.04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길은? 최현욱 신부 
2270호 2014.04.27  하느님의 자비는 하느님의 기쁨에서 나옵니다. 김원석 신부 
2269호 2014.04.20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의 기쁨이요 희망입니다. 손삼석 주교 
2268호 2014.04.13  왜 평화의 행렬인가? 박기흠 신부 
2267호 2014.04.06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 차성현 신부 
2266호 2014.03.30  태생 소경과 빛 주영돈 신부 
2265호 2014.03.23  하느님을 목말라 하십시오. 이정민 신부 
2264호 2014.03.16  ‘기쁨으로’ 예수님을 응원합시다! 장재봉 신부 
2262호 2014.03.02  하늘의 새들을 보라 윤정환 신부 
2261호 2014.02.23  그리스도의 말씀을 지키면, 하느님의 사랑이 완성되리라. 한건 신부 
2260호 2014.02.16  율법, 그리스도인에게 걸림돌인가? 김명선 신부 
2259호 2014.02.09  세상의 빛 김경욱 신부 
2258호 2014.02.02  초 그리고 봉헌 이성주 신부 
2257호 2014.01.31  주님의 말씀대로 이루어지는 한 해 김종남 신부 
2256호 2014.01.26  삶의 변화를 통한 회개 박명제 신부 
2255호 2014.01.19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 이장환 신부 
2254호 2014.01.12  내 사랑하는 아들딸 백성환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