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59호 2014.0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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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경욱 신부 |
세상의 빛
김경욱 사도요한 신부 / 정하상바오로영성관 부관장
제가 머물고 있는 정하상바오로영성관은 양산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밤이 되면 사람들의 왕래가 별로 없습니다. 영성관의 외등을 제외하면 이곳은 암흑입니다. 그래서 시내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데도 별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어둡기 때문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말합니다. ‘참 세상이 어둡다’고 말입니다. 정치적으로 앞길을 예측하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풀리지 않는 숙제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인간의 존엄성 같은 영적인 것은 물질적인 가치에 밀려서 많이 훼손되었습니다. 사람보다도 돈이 먼저인 세상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의 고통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따윈 다 잊어버립니다. 아니 애써 잊고자 합니다.
이런 때에 교회의 역할은 눈에 보입니다. 어떤 때라도 교회는 생명과 정의, 사랑을 부르짖어왔습니다. 단지 평화로운 때에는 그 역할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혼란과 역경이 닥쳐오면 사랑과 정의를 외치는 교회의 목소리를 크게 들을 수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교회의 목소리, 외침이 크게 들리는 때는 바로 세상이 많이 어두운 때라 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빛입니다. 바다에서는 뱃길을 비추는 등대이고, 길에 놓인 신호등이며 밤길을 비추는 가로등입니다.
오늘 첫 독서는 빛인 교회가 할 일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들 보면 덮어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이사 58, 7)
세상이 어둡고 살맛 나지 않는 시대라 할지라도, 빛이 생겨나면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합니다.(요한 1, 5) 세상의 암흑은 교회의 빛으로 반드시 밝게 해야 합니다. 이 일은 신앙인의 몫입니다. 신앙인은 너그럽고, 자비로우며, 의롭습니다. 불의에 두려움을 갖지 않으며 가난한 이를 도와주는 올곧은 사람입니다.(화답송)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가 빛입니까? 빛이라면 우리 삶의 주위가 밝고 따뜻하며 나를 만난 이웃들이 우리의 온기를 느낄 것입니다. 우리가 외치는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는 살맛을 잃은 이웃의 희망이 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이 이 세상의 빛이고 희망입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세상의 빛이 되라고 보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말씀으로 마무리합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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