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변화를 통한 회개
박명제 베네딕토 신부 / 이기대성당 주임
산을 오르거나 공기 좋은 곳을 걷는 건강 마니아 분들이 참 많습니다. 좋은 경치를 보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건강까지 좋아지는 일석이조를 넘어 다양한 효과를 얻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산행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죠. 어느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무엇이든 “참 쉽죠~잉!” 하던데 모든 것이 마음가짐에 달려있는 듯합니다.
저도 산에 한번 오르려면 적어도 두어 시간 고민을 하고 저 자신과의 싸움을 수없이 합니다. 그 고민의 싸움에서 이겨내면 산을 오르지만 이겨 내질 못하면 주저앉아 시간을 허비하거나 못 잔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산을 오르면 세상의 근심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심신의 위로를 받고, 쌓였던 스트레스를 깨끗이 날려버릴 수 있는 상쾌함을 맛보기도 합니다. 산을 오르고 걷는 과정이 힘들지만 오르고 나서 느끼는 상쾌함과 성취감이 더욱 크기에 또 다시 오르기를 다짐하며 내려오곤 합니다. 오늘도 산을 오르며 주님 말씀을 새겨 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이스라엘의 절박한 상황을 보시고 이사야를 통하여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칩니다.”(이사 9, 1) 하시며 그들에게 빛과 희망찬 미래를 선언하시고 위로의 말씀을 하십니다.
오늘 이사야가 외친 그 빛이 바로 갈릴래아 지방에서 빛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가장 절망적이고 가장 암담한 지역에서부터 하늘의 빛이 비쳐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바로 그 지역에서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합니다. 특히 그분의 빛은 절망과 어둠 속에 있는 이들에게 희망과 구원의 메시지로 다가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주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시며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 17) 하시며 회개의 삶으로 초대하십니다.
회개란 단순히 죄를 뉘우치는 것을 뜻하는 것 같지만, 그 근본 뜻은 우리들의 생활태도를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산을 오르려면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하듯, 생활 태도를 바꾼다는 것은 주님을 향해 돌아서는 십자가의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활태도를 완전히 바꾸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일상생활의 모든 습관, 모든 사고방식, 그리고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완전히 바꾸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주님의 모범을 따르고 주님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변화이자 실천입니다. 이렇게 변화된 삶을 통한 회개는 신앙인의 실천적 응답이자 신앙고백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참된 회개를 통하여 주님께로 돌아서는 변화의 시작을 오늘 또 다시 다짐하며 주님의 말씀으로 기쁘게 살아갑시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 1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