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89호 2016.07.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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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박경완 세실리아 |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신학 공부
박경완 세실리아 / 금정성당
천주교 신자가 되리라 생각도 못 했던 저는 결혼과 동시에 입교하게 되었고 처음엔 의무감으로 주일미사를 참례했지만, 그 의무감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5년째 냉담 중이던 3년 전 이맘때, 작은 애가 하굣길에‘묻지마 폭행’을 당했습니다. 온몸에 피멍이 들었고 갈비뼈 두 개가 부러졌습니다. 몸의 상처는 차츰 아물었지만 아이의 정신적 충격은 쉽게 아물지 않았고, 이 아이를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나 고민했습니다. 제가 찾은 답은 기도였습니다. 이 고통을 견뎌낼 수 있게 해 달라고 자고 있는 아이 손을 꼭 잡고 매일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아이는 예전의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돌아와 주었습니다. 이전에는 당연했던 아이의 건강이 이렇게 감사한 일이며, 하느님의 은총이 언제나 저와 함께 있었음을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그것을 깨닫고 나서야 비로소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일미사에 참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독서 내용도 어렵고 미사 예절도 이해하기 힘들고, 구약의 하느님은 권위적이고 잔인하기까지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들로 가득할 때, 주보에 난 신학원의‘이사야서 특강’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구약의 하느님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겠다 싶어 부리나케 신청했고, 특강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신부님의 명쾌한 강의와 그 신심이 오롯이 전해진 소중한 시간이었고, 단 세 번의 강의가 아쉽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신학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다른 강의가 있는지 찾다 2년의 정규과정이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성경은 어떤 역사적 배경을 가졌는지 제대로 알고 싶단 생각에 앞뒤 생각 없이 등록부터 했습니다. 막상 등록하고 나니, 일주일에 세 번 그것도 저녁 시간이라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건 노파심에 불과했습니다.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때로는 저녁을 거르고 일찍 교실에 가 그 날 배울 내용을 미리 읽게 되고, 처음 글을 배우는 아이처럼 신부님과 교수님의 강의에 빠져들었습니다. 12년, 아니 그 이상 학교를 다녔고 수많은 강의를 들었지만 이런 설렘은 처음인 듯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가졌던 신앙의 의문들이 하나씩 이해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한 학기가 찰나의 순간처럼 지나가 버렸지만, 오히려 조선의 문장가 유한준의 글에 격하게 공감하는 요즘입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전에 알던 많은 것들이 새롭게 보이는 지금 이 순간 참 행복합니다.
부산가톨릭신학원 문의 : 464-7591
cafe.daum.net/catholic-sinh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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