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28.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대리구미사)
① 아모 3,1-8; 4,11-12 ㉥ 마태 8,23-27.
감사기도와 성체성사
!!, 오늘은 초대교회의 이레네오 주교순교자 축일입니다. 특히 요한복음의 저자가 요한사도라는 증언을 하신 분이며, 영지주의라는 이단을 거슬러 싸운 유명한 성인입니다. 주님께서 이레네오성인에게 주신 믿음의 은총과 열정을 우리에게도 내려주시길 빕니다.
!!, 우리는 기도에 대한 묵상을 많이 했습니다. 기도는 주님께 대한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구체적이며 살아있는 표현이며 친교라는 것을 묵상했습니다. 주님과 나누는 이 대화의 기초는 겸손임도 묵상했습니다. 이 주님과의 대화는 한알의 씨앗이 거목으로 성장하는 것처럼 성숙된다는 것도 묵상하였습니다. 특히 대데레사성녀께서 기도의 성장을 4단계로 설명하였는데,, 이 4단계를 밭에 물을 주는 비유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기도를 내용으로 분류하면 청원기도, 전구, 찬미, 그리고 감사기도가 있는데,, 이제 마지막으로 감사기도에 대한 묵상입니다.
!!, 주님께 감사드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우리 구원에 핵심적인 기도인지,, 우리는 미사드릴 때마다, 성체축성전 감사서문경에서 이렇게 감사드립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사랑하시는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이렇게 주님께 감사드리는 것이 우리 신앙생활의 핵심이요 구원의 관건이 된다면, 과연 감사드린다는 것은 무엇을 뜻합니까?
루까복음 17장을 보면 감사가 무엇이고 감사의 은총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루까복음 17,11이하를 보면 나병환자 열사람이 예수님께 치유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나병이라는 불치병에 걸리면, 정든 가족과 집을 떠나야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옛날 나병환자들이 격리되어 살았듯이, 2천년전 그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버림받아 비참하게 살아야 했습니다. 이렇게 생매장된 인생을 살던 그 가련한 나병환자들이 하루는 주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주님을 만나자, 큰 소리로 “주님, 자비를 베풀어주소서!”하면서 애걸하였습니다.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라고 이르셨습니다. 사제에게 치유판정을 받아야 그들은 그리운 가족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사제에게 가는 동안에 몸이 치유되었습니다. 그들은 너무나 기뻤습니다. 이제 가족과 고향으로 돌아가 새 인생을 살게 된 것입니다. 그들은 기뻐 춤추면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단한사람만은 예수님께 되돌아왔습니다. 그는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예수님의 발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리자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열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바로 이 루가복음에서 우리는 감사기도의 핵심을 보게 됩니다. 먼저 감사기도는 주님께 은총을 받았다는 자각에서 시작됩니다. 은총을 받게 된 것은 나병환자들이 주님께, “예수님! 스승님,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하면서 울부짖고 매달렸기 때문입니다. 이 청원기도 때문에 그 열명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은혜를 받은 열명 중 9명은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갔지만, 한명은 그 먼길을 다시 되돌아 왔습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번에는 예수님께 은총을 청하기 위해서 되돌아 온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순수하게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바로 여기에 감사기도의 핵심이 있습니다.
감사기도는 예수님을 마음으로 만나는 기도입니다. 은총을 주신 주님을 인격적으로,,, 마음과 마음으로 만나는 기도입니다. 따라서 주님께 감사드릴 때에는 모든 이해타산을 떠납니다. 은총을 더 얻고자 하는 마음도 없습니다. 자비를 베푸신 그 크신 사랑을 바라보고 감사드릴 뿐입니다.
이렇게 진심으로 주님을 만나고 감사드릴 때, 어떤 일이 일어납니까? 바로 구원이 이루어집니다. 오늘 감사드리기 위해 주님께 되돌아온 나병환자에게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여기에서 우리는 중요한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감사하는 자만이 구원받는다는 것입니다. 주님께 나병을 치유받은 열명 중 아홉명은 그냥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들과 건강하게,, 인간적으로 행복하게 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구원은 받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주님께 감사드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감사드린 그 한명은,, 나병만 치유받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는 구원의 은총도 받았던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감사기도를 드릴 때, 우리는 비로소 구원받게 됩니다. 역으로 말하자면, 감사한다는 것은 구원받았다는 표시입니다. 왜냐하면 감사드림으로써 주님을 순수하게 만나고 일치하게 됩니다. 바로 그 때, 주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것이 바로 감사기도의 놀라운 효과요 은총입니다. 따라서 감사기도를 바치면 바칠수록, 더 많은 은총을 받게 됩니다. 그 이유는 감사한다는 것은 주님의 사랑 앞에 문을 활짝 연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주님앞에 자신을 개방해서 은총을 받으면 받을수록, 우리구원이 확증됩니다.
바로 감사기도가 구원받은 신앙인의 표지가 되는 것입니다. 그 대표적 예가 성체성사입니다. 교회는 성체성사를 Eucharistia 즉 감사라고 합니다. 성체성사 거행을 감사제라고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성체는 주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재현하는 성사입니다. 사실,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로써 인간구원이 이루어졌고 그 구원의 은총을 이제 성체로써 거행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성체를 통하여 하느님의 백성은 주님의 죽음과 부활로써 이미 이루어진 우리의 구원에 대하여 장엄한 감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성체는 거대한, 참으로 장엄한 교회의 감사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사때마다 성체축성전에 장엄한 감사송을 노래하는 것입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사랑하시는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이 감사기도는 우리를 위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께 대한 감사이며 동시에 성체로써 구원의 보증을 주신 성부께 드리는 하느님 백성의 감사입니다. 이 때문에,, 미사 때마다, 이 아름다운 감사를 드리는 이 자리에 있는 우리 모두는 구원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감사는 요한묵시 5,13의 말씀처럼 천국에서도 영원히 계속할 것입니다: “어좌에 앉아 계신 분과 어린양께 찬미와 영예와 영광과 권세가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