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로써 생명을……

가톨릭부산 2015.10.15 06:16 조회 수 : 82

호수 2244호 2013.11.17 
글쓴이 김기태 신부 

인내로써 생명을……

김기태 세례자요한 신부 / 천곡성당 주임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들었습니다. 본래의 이름은 교향곡 5번 C단조였으나 동양에서만 ‘운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베토벤은 어떤 다른 교향곡을 작곡할 때보다 훨씬 긴 시간을 할애하여 이 교향곡을 썼으며, 공을 많이 들인 만큼 걸작으로 9개의 교향곡 중 특별히 사랑을 많이 받는 곡입니다. 더구나 그 당시 베토벤은 청력을 잃어가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멋진 곡을 완성했습니다. 1악장 첫머리에 현악기와 클라리넷의 힘찬 1테마의 연주를 시작으로 다양한 악기들의 연주가 어우러져 웅장하며 멋진 곡을 들려주었습니다. 바이올린, 첼로, 더블베이스, 클라리넷, 트럼펫, 팀파니, 심벌즈 등 여러 악기가 어우러져 웅장한 곡을 연주했습니다.

오늘은 연중 제33주간 평신도 주일입니다. 여러분 모두의 날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는 예루살렘 성전 파괴에 대한 예언과 여러 재앙을 예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 파괴를 시작으로 거짓 그리스도의 등장, 전쟁, 큰 지진, 기근, 전염병 그리고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들이 일어날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즉 종말에 대한 가르침을 들려주십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인내하면 생명을 얻을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인내는 가끔 시련을 동반하지만, 자신의 영혼을 위한 영적 쇄신의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영적 쇄신은 우리를 구원의 길로 이끌어 줍니다.

악기 하나를 제대로 연주하려면 몇 년 혹은 그 이상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야 합니다. 인내의 시간을 견디어야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느님 백성으로서 저마다 각기 다른 악기들이고 그 악기들을 연주하는 자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양도 크기도 소리도 재질도 다르지만 인고의 시간을 견디어낸 뒤라야 비로소 좋은 악기와 훌륭한 연주자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바이올린처럼 높은 소리로 바쁘게 삶을 살아야 하고 또 어떤 이는 첼로처럼 낮으면서 중후한 소리를 내는가 하면 심벌즈처럼 아주 가끔 소리를 내지만 확실한 소리로 모두를 집중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처럼 저마다 제가 가진 소리를 성실히 낼 때 모두가 어우러져 교향곡이 되듯 우리 모두의 모습도 각자 자기 역할에 성실할 때 교회 안의 멋진 연주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예수님의 지휘에 따라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인내심을 가지고 부단히 연습을 거듭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평신도 주일, 하느님 백성으로서 자신의 소명은 어떤 것인지 다시 새기면서 성실한 연주자가 되도록 다짐하는 날이어야 되겠습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97호 2025. 11. 9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file 최정훈 신부 
2896호 2025. 11. 2  우리의 영광은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file 염철호 신부 
2895호 2025. 10. 26  분심 좀 들면 어떤가요. file 최병권 신부 
2894호 2025. 10. 19  전교, 복음의 사랑으로 file 김종남 신부 
2893호 2025. 10. 12  우리가 주님을 만날 차례 file 한종민 신부 
2892호 2025. 10. 6  복음의 보름달 file 김기영 신부 
2891호 2025. 10. 5  느그 묵주 가져왔나? file 김기영 신부 
2890호 2025. 9. 28  대문 앞의 라자로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file 정창식 신부 
2889호 2025. 9. 21  신적 생명에 참여하는 삶 file 조성문 신부 
2888호 2025. 9. 14  나를 죽이고 십자가를 지는 삶 file 박재범 신부 
2887호 2025. 9. 7  더 크게 사랑하기 위해서는? file 이재원 신부 
2886호 2025. 8. 31  행복을 선택하는 삶 file 박호준 신부 
2885호 2025. 8. 24  ‘좁은 문’ file 이영훈 신부 
2884호 2025. 8. 17  사랑의 불, 진리의 불 file 이영창 신부 
2883호 2025. 8. 15  마리아의 노래-신앙인의 노래! 김대성 신부 
2882호 2025. 8. 10  그리움, 기다림, 그리고 깨어있는 행복! file 김대성 신부 
2881호 2025. 8. 3  “만족하십시오.” file 이재혁 신부 
2880호 2025. 7. 27  “노인(老人)=성인(聖人)” file 정호 신부 
2879호 2025. 7. 20  마르타+마리아=참으로 좋은 몫 file 이균태 신부 
2878호 2025. 7. 13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file 계만수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