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끝이 아니다.

가톨릭부산 2015.10.15 06:16 조회 수 : 43

호수 2243호 2013.11.10 
글쓴이 송제호 신부 

죽음....... 끝이 아니다.

송제호 야고보 신부 / 범서성당 주임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십시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남기신 말씀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세상을 떠난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지요.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죽음의 다양한 모습들을 주변에서 보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혼자서 죽음을 맞이하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서야 발견되는 ‘고독사’라고 불리는 죽음도 그러합니다. 죽음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느 순간에 갑자기 다가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죽음에 대해 두려워합니다. 그 죽음의 대상이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일 때는 슬픔으로,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죽음을 지켜보는 우리의 고민은 과연 ‘이것으로 끝이 나는 것인가?’라는 허무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는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이 난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파들이 예수님께 부활에 대한 부정을 주장하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 근거로 제시하는 내용은 신명기 25장 5∼6절의 ‘대를 이을 아들 없이 남편이 죽으면, 그 아내는 남편의 형제와 결혼해서 대를 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부활을 인정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논리로 예수님을 공격합니다. 사두가이파들은 당시의 기득권을 누리면서 모세 오경만을 성경으로 인정하고 영적인 존재나 부활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그들의 생활 방식은 현세에서 권력과 부를 누리면 된다는 생각으로 살았고,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축복이라 여겼습니다. 이러한 공격적인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사두가이파들도 인정하는 모세 오경에서 답을 주십니다. 떨기나무 대목에서 모세도 ‘나는 네 아버지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탈출 3, 6)이시라고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루카 20, 38)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오늘 주님께서 우리에게 분명하게 말씀하시는 부활의 메시지는 우리와 같이 믿는 이들에게는 하느님의 은총이자 사랑입니다. 그러나 사두가이파들처럼 부활을 믿지 않은 이들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부활은 믿음의 언어로만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넘어서는 부활의 희망은 자비하신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가능하고, 그 희망은 우리가 믿음으로써 가질 수 있게 되는 신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에게 죽음은 영원한 희망을 위한 관문입니다. 죽음으로써 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향한 출발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준비하는 그리스도인들이라면 깨어서 준비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이웃을 위해서 행하는 모든 노력과 희생은 그 어느 것도 하느님 안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그분의 은총으로 더욱 더 많은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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