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242호 2013.11.03 
글쓴이 이상일 신부 

세상에서 제일 낮은 도시, 예리코(Jericho)

이상일 요셉 신부 / 언양성당 주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은 에베레스트 산(8,848m)이라 합니다. 그럼 세상에서 제일 낮은 도시가 어디인지 아시는지요? 오늘 복음 말씀에 나오는 예리코라고 합니다. 예리코는 예루살렘 동쪽 39km에 위치한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며, 제일 낮은 도시(지중해 해면하 250m)입니다. ‘예리코’라는 도시는 구약성경, 신약성경에서 여러 번 등장합니다. 예리코에는 일찍이 종려나무가 많이 재배되었는데 신명기 34장 3절에 따르면 ‘종려나무 성읍 예리코’로 소개됩니다. 또한 예리코 점령 이야기(여호 2, 1∼6, 27 참조), 엘리야와 엘리사 시대에는 예리코에 예언자들의 학교(2열왕 2장 참조), 엘리사가 예리코 근처의 샘을 정화한 이야기(2열왕 2, 18∼22 참조)가 나옵니다.

신약성경에서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루카 10, 29∼37 참조), ‘예수님께서 예리코의 눈먼 이를 만나 치유하신 이야기’(마르 10, 46∼52 참조), 예수님께서 40일을 단식하신 후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시다.’(마태 4, 1∼11 참조) 그리고 오늘 복음 말씀에 나오는 ‘예수님과 자캐오’(루카 19, 1∼10 참조)의 이야기입니다.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40년의 광야 생활을 거친 후 여호수아와 함께 요르단 강을 건너 약속의 땅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을 가로막았던 성읍이 바로 예리코였습니다. 그 예리코를 가나안인들로부터 점령하고서 방화와 약탈, 파괴를 하게 됩니다. 이 같은 방화, 약탈, 파괴의 도시인 예리코를 예수님께서는 회심과 구원의 장소로 선택하셨습니다.

자캐오는 세관장이고 또 부자였습니다. ‘세리가 지나가면 집이 떤다.’할 정도로 예수님 시대의 세리들은 잔인하고 사악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자캐오가 예수님을 보려고 돌무화과나무 위를 왜 선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막대한 부와 권력, 사회적인 입지로도 내면의 공허함과 허탈함은 해결할 수 없었던 듯합니다. 자캐오의 그 마음을 보셨는지 예수님께서는 자캐오의 집에서 머물고자 하십니다. 그 기쁨에 자캐오는 자신의 것을 가난한 이, 불쌍한 이들에게 다시금 되돌려주기로 합니다.

그 결과 예수님께서는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는 축복의 말씀을 주십니다. 그 시작은 높은 곳으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 했던 자캐오를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하는 주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위로만 올라가려는 우리들의 마음에도 구원과 회심의 시작이었던 이 말씀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야, 얼른 내려오너라.”

호수 제목 글쓴이
2897호 2025. 11. 9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file 최정훈 신부 
2896호 2025. 11. 2  우리의 영광은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file 염철호 신부 
2895호 2025. 10. 26  분심 좀 들면 어떤가요. file 최병권 신부 
2894호 2025. 10. 19  전교, 복음의 사랑으로 file 김종남 신부 
2893호 2025. 10. 12  우리가 주님을 만날 차례 file 한종민 신부 
2892호 2025. 10. 6  복음의 보름달 file 김기영 신부 
2891호 2025. 10. 5  느그 묵주 가져왔나? file 김기영 신부 
2890호 2025. 9. 28  대문 앞의 라자로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file 정창식 신부 
2889호 2025. 9. 21  신적 생명에 참여하는 삶 file 조성문 신부 
2888호 2025. 9. 14  나를 죽이고 십자가를 지는 삶 file 박재범 신부 
2887호 2025. 9. 7  더 크게 사랑하기 위해서는? file 이재원 신부 
2886호 2025. 8. 31  행복을 선택하는 삶 file 박호준 신부 
2885호 2025. 8. 24  ‘좁은 문’ file 이영훈 신부 
2884호 2025. 8. 17  사랑의 불, 진리의 불 file 이영창 신부 
2883호 2025. 8. 15  마리아의 노래-신앙인의 노래! 김대성 신부 
2882호 2025. 8. 10  그리움, 기다림, 그리고 깨어있는 행복! file 김대성 신부 
2881호 2025. 8. 3  “만족하십시오.” file 이재혁 신부 
2880호 2025. 7. 27  “노인(老人)=성인(聖人)” file 정호 신부 
2879호 2025. 7. 20  마르타+마리아=참으로 좋은 몫 file 이균태 신부 
2878호 2025. 7. 13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file 계만수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