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민족들의 복음화
김홍태 베다 신부 / 남목성당 주임
오늘은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날이며 전교 주일입니다. 이는 전 세계 모든 민족, 무신론자들을 비롯하여 타 종교인들에게까지도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교로 개종시키라는 뜻일까요? 종말 때까지 전교한다고 해도 타 종교인들에게 그리스도교의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가능하다 하더라도 타 종교인들을 개종시키는 일이 복음화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복음화는 그들이 믿고 있는 종교의 진리를 더 제대로 믿도록 도와주는 일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이슬람교도도 유대인들도 그리스도인들도 제대로 자신들이 믿는 신을 신앙하고 실천해 왔더라면 이 세상은 진작부터 폭력은 사라지고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세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모든 불자도 진작부터 붓타의 가르침을 제대로 실천해 왔더라면 이 세상은 훨씬 자비로운 세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점점 더 사랑과 평화를 찾기가 힘들어져 가고, 세상은 점점 더 무자비한 세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하여 기도하는 날인 오늘, 모든 종교인이 참 종교인들이 되어 세상의 평화와 전 인류의 사랑을 위해 서로 힘을 합치고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날이 어서 오도록 기도하는 날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고 선포하며 타 종교인들과의 대화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이들 종교에서 발견되는 옳고 거룩한 것은 아무것도 배척하지 않는다. 그들의 생활 양식과 행동 방식뿐 아니라 그 계율과 교리도 진심으로 존중한다.” 공의회는 그것이 비록 “가톨릭교회에서 주장하고 가르치는 것과는 여러 가지로 다르더라도,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진리의 빛을 반영하는 일도 드물지는 않다.”라며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 유다교 등 세계의 거대 종교들을 모두 언급하면서 그들에 대한 존중과 관용의 정신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현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로마 가톨릭교회가 다른 종교를 믿는 분들과의 우의와 존중을 촉구한다.”며 종교를 아우르는 사랑을 나타냈습니다. 이어 “가난한 자와 약한 자, 고통받는 자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고, 화해와 평화를 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2013.3.21) 교단과 종교를 넘어 화합을 강조하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현 교황의 모습에서 세계 복음화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바로 이것이 하느님이 바라시는 모든 민족의 복음화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