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234호 2013.09.15 |
|---|---|
| 글쓴이 | 경훈모 신부 |
죄인들을 가까이하시는 이유
경훈모 알렉시오 신부 / 가톨릭센터관장
우리는 오늘 ‘되찾은 양’(은전, 아들)의 비유를 통해, 주님 앞의 우리 처지를 묵상합니다. 우선, 오늘 복음의 제목이 ‘잃었던 양’에서 ‘되찾은 양’으로 바뀐 것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인생길을 자주 헤매며 사는 우리는 진리와 생명의 길이신 주님을 되찾아야만 안전하게 구원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참 생명의 길을 되찾고 구원의 좁은 길을 잘 가기 위해서는 수시로 하느님의 자비를 굳게 믿고 의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하느님도 꼼짝 못 하시는 최고의 기도가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라는 사실입니다. “저는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루카15, 21) “그 누구의 탓도 아닌 바로 제 탓입니다. 하오니 저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이렇게 우리가 자기 허물을 인정하고 용서 청하면 하느님께서는 틀림없이 가장 먼저 들어주십니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느님은 천사들과 함께 더 기뻐하십니다.”(루카15, 7. 10. 32 참조) 이처럼 나의 진정한 회개가 천상 교회와 하느님 백성 전체가 잔치를 벌일 정도로 하느님 아버지께는 가장 기쁜 일임이 틀림없습니다. 이것이 오늘 말씀의 핵심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주님께 이 큰 기쁨을 드리며 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도의 노력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자비를 얻기 위해서는 말하는 기도가 아니라 ‘듣는’ 기도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조용히 주님과 마주하고 그분의 원의(뜻)을 가만히 새기고 있으면 첫째, 내 죄가 먼저 보입니다. 자신을 솔직히 인정하게 되지요. 둘째, ‘내 탓이오’의 참된 회개와 함께 죄와 악에 맞설 결심이 섭니다. 그리고 셋째, 그 마음 돌림과 결심 위에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 새 삶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렇듯 우리가 주님 앞에 ‘머무는’ 기도 시간은, 우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사탄의 무리에 승리하는 순간이요, 회개의 은총을 입는 순간입니다. 이 순간은 순전히 주님 덕분입니다. 나는 그저 자신을 인정하기만 했을 뿐, 갈등하고 헤매던 나를 되찾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뒤쫓고, 샅샅이 뒤지며, 이제나저제나 매일 기다려주신 주님의 숨은 자비 덕택입니다.
우리의 악과 어둠, 교만과 방종의 죄에서의 해방! 이것을 가장 기뻐하시고 잔치까지 베푸시는 ‘대자대비’하신 주님을 늘 기억하며 삽시다. 이 기억이 우리에게 큰 위안과 새 힘이 되는 까닭입니다. 또한 내가 받은 만큼 다른 이들도 위로하고 자비를 베풀며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죄인들을 가까이하시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들, 참 행복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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