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타와 마리아

가톨릭부산 2015.10.15 06:00 조회 수 : 102

호수 2225호 2013.07.21 
글쓴이 임석수 신부 

마르타와 마리아

임석수 바오로 신부 / 가야성당 주임

오늘은 농민 주일이다. 성소 주일, 군인 주일 등이 그러하듯이 농민 주일에도 교회는 농민들의 노력과 수고를 기억하면서 우리 농촌의 어려움을 알리고 농민들을 위해 기도하며 농촌을 보존하고 살리는데 한 몫을 다한다. 이미 가톨릭농민회를 중심으로 농촌 사목이 활발히 전개되어 왔고, 가톨릭농민회의 주관으로 1993년에 출범한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를 통해 도시와 농촌 간에 인격적, 공동체적 관계를 중심으로 한 만남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전국의 우리농 매장을 통해 식품과 먹거리의 교류도 이루어지고 있다. 모든 교우의 관심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는 아브라함이 하느님의 천사를 맞이했던 것처럼 마르타와 마리아는 예수님을 맞아들인다. 그리고는 온 정성을 다해 시중을 든다. 마르타는 예수님께 드릴 음식을 준비하고, 마리아는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다. 물론 마르타도 예수님을 맞이하면서 계속 부엌에서 일만 한 것이 아니라 때로는 예수님과 간간이 말도 주고받았을 것이다. 예수님의 시중을 들었으니 말이다. 예수님은 마리아가 마르타보다 더 좋은 몫을 택했다고 하지 않았다. 마르타는 마르타대로, 마리아는 마리아대로 서로 비교하여 말하지 않고, 각자의 방식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

만일 마리아가 예수님께, “주님, 제 언니가 주님의 말씀은 안 듣고, 주방에서 일만 하고 있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여기 와서 주님의 말씀을 들으라고 언니에게 일러 주십시오” 라고 말했다면? 예수님께서 “그렇구나. 마르타야, 하던 일을 멈추고 여기 와서 내 말을 들어라”라고 하셨을까? 아마도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에게 “마리아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마르타가 자기 일을 하게 놓아두고 너는 내가 하는 말에 집중하여라”라고 하셨을 것 같다.

마르타와 마리아의 관계는 대립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관계이다. 약간 다른 방식이지만 같은 목적지를 향해서 가는 동반자이다. 때로는 마르타처럼 열심히 일을 해야 하고, 때로는 마리아처럼 주님 앞에 앉아서 주님과 대화하는 것, 즉 기도도 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수도회에서는 “기도하며 일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이다. 맡겨진 일을 열심히 수행하면서, 동시에 기도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호수 제목 글쓴이
2233호 2013.09.08  신앙의 열정 조동성 신부 
2232호 2013.09.01  바리사이, 이들은 지켜보고 있다. 김성규 신부 
2231호 2013.08.25  좁은 문 이윤벽 신부 
2230호 2013.08.18  불을 지르러 왔다. 정승환 신부 
2229호 2013.08.15  순명의 삶 김정욱 신부 
2228호 2013.08.11  현재에 충실한 깨어 있는 삶을 살자 전동기 신부 
2227호 2013.08.04  탐욕은 우상숭배입니다 유영일 신부 
2226호 2013.07.28  기도하는 것 이승훈 신부 
2225호 2013.07.21  마르타와 마리아 임석수 신부 
2224호 2013.07.14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오창열 신부 
2223호 2013.07.07  영성 생활은 잘하고 계십니까? 임형락 신부 
2222호 2013.06.30  주님 안에서의 자유 김영규 신부 
2221호 2013.06.23  평범하면서도 위대한 사람들 강종석 신부 
2220호 2013.06.16  진정으로 용서받으려면 김정호 신부 
2219호 2013.06.09  함께 계시는 예수님 배상복 신부 
2218호 2013.06.02  성체를 통한 주님과 일치 구경국 신부 
2217호 2013.05.26  삶으로 고백하는 삼위일체 신앙 이석희 신부 
2216호 2013.05.19  교회의 역할 그리고 소통 김성남 신부 
2215호 2013.05.12  주님 승천 우리의 기쁨 임영민 신부 
2214호 2013.05.05  ‘배려’의 실천, ‘사랑’의 시작 김형근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