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388호 2016.06.26 |
|---|---|
| 글쓴이 | 정호 신부 |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루카 9, 51)
정호 빈첸시오 신부 / 울산장애인복지관장
하늘에 올라가실 때를 아신 예수님의 모습은 복음 속에서 뚜렷한 방향과 의지를 보여주시지만 예수님이 남겨두고 가실 사람들과 세상의 모습은 혼란스러웠습니다. 예루살렘으로 가신다는 이야기에 예수님을 거절한 사마리아인들이나 그들의 완고함을 보며 저주를 떠올리는 제자들의 거친 언어들, 주님을 따르겠다고 말하면서도 앞의 일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나, 자신 안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길을 정하고 떠나시려는 예수님 앞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그 하나하나의 사연에 불안해하셨다면 가지 못하셨을 길입니다. 무엇 하나 이루신 것도 없어 보이는 세상과 사람들을 떠나 예수님은 끝내‘예루살렘’을 선택하셨습니다. 그 시간 예루살렘은 예수님께는‘하늘나라’지만 우리에겐‘죽음’입니다.
오늘 복음을 대하며 우리는 예수님 앞에 놓여진 어지러운 사람들 속에 우리를 밀어 넣고 묵상과 반성을 되풀이하지만,‘교황 주일’에 읽게 되는 복음은 아무래도 주님의 모습에서 눈을 떼기가 어렵습니다.
예수님의 선택은 아버지의 뜻이니‘그래도 가야 한다’가 아니라, 꼭 가야만‘복음’이 완성된다는 의미였습니다. 너무나 많은 이유로 하느님께 멀어진 세상에서 끝까지 정의와 선함을 지켜내는 선택은 그것이 죽음에 이른다 하더라도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을 드러내는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아셨습니다. 결국 당신을 따르는 제자들 앞에 세상이 놓이고 사람들이 놓였을 때 그들도 주님과 같은 선택을 하게 되리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것이 주님의 믿음이었고 그 길을 걸어 하늘나라를 열어 놓으신 이유였습니다. 그러므로“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루카 9, 62)는 말씀은 예수님 스스로 보여주신 모습입니다.
교황님은 예루살렘으로 향한 그리스도의 길에 나선 우리의 첫 자리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 손에 들린 쟁기는 여전히 세상에 하늘나라를 일구는 도구요 열쇠입니다. 세상은 여전히 혼란스럽고 그 속에서 예루살렘은 여전히 죽음을 각오하는 하늘나라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자비의 희년’을 살고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 교황님의 쟁기질이고 우리는 자비의 실천으로 주님의 얼굴이 되도록 한 해를 살아야 합니다. 교황님의‘자비의 쟁기’가 이 세상에 죽음의 위협을 거두고 하늘나라를 가져오기를 함께 기도하며 우리 모두 자비의 예루살렘으로 걸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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