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6. 6. 21.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대리구미사)

① 2열왕 19,9ㄴ-11.14-21.31-35ㄱ.36       ㉥ 마태 7,6.12-14.

 

            황금률

 

!!, 오늘은 알로이시오 성인축일입니다. 16세기 이태리 귀족가문에 태어난 성인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회에 입회해서 23세에 선종하셨습니다. 소화데레사성녀는 24세에,, 우리 김대건 신부님은 25세에 성인이 되셨지만, 알로이시오 성인은 23세에 성인이 되신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알로이시오 성인이 받은 은총과 축복을 내려주시길 빕니다. 그리하여 우리도 완덕에 도달하길 빕니다.

 

!!, 오늘 마태7장은 그 유명한 황금률을 설명합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이 황금률은 비단 우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황금률은 모든 종교에도 있고, 동서고금에 모두 있는 중요한 윤리원칙입니다. 공자의 가르침에도 있고, 불교와 이슬람교에도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인자하신 하느님께서는 시대와 장소에 관계없이 온 인류에게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 이 황금률을 가르쳐주시고자 한 것입니다. 최소한 이 황금률만이라도 지켜야만 인류가 건강한 양심을 가지고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하느님은 이 황금률을 온 인류가 지켜야 할 보편적인 윤리법칙으로 가르치신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주님께서 가르치는 이 황금률은 단순한 윤리법칙이 아닙니다. 단순히 사람들이 다른 사람이나 민족을 자기 몸처럼 사랑해서 평화롭게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복음의 심오한 진리가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 황금률이 구약에 계시된 하느님진리의 요약이라고 하시기 때문입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그렇다면, 구약의 정신은 무엇입니까? 구약의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무엇이길래 “남이 너희에게 해 주시길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라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까?

옛날 계약 즉 구약은 “나는 너희 하느님이고, 너희는 내 백성이다.”라는 한마디로 요약됩니다. 시나이산에서 모세의 중재로 야훼하느님과 이스라엘백성 사이에 뗄 수 없는 관계가 맺어진 것을 “나는 너희 하느님이고, 너희는 내 백성이다.”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 사랑의 관계를 잘 이루기 위해서, 하느님은 이스라엘을 보호해 주시고 축복해 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은 우상을 섬기지 않고 오직 하느님만을 섬겨야 합니다.

이렇게 하느님만을 사랑하고 섬기도록 신명6,4이 누누이 강조합니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 신명기 말씀이 바로 율법의 핵심입니다.

 

그뒤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 이스라엘백성이 우상을 섬기고 타락했을 때, 예언자들이 나타났습니다. 예언자들은 우상숭배를 그만두고 하나이신 하느님께로 돌아오라고,, 회개하라고 누누이 타이릅니다. 즉 하느님만을 섬기고 사랑하라는 계약정신으로 돌아오라고 타이릅니다. 이것이 모든 예언서의 정신입니다.

 

그러나 오늘 황금률을 보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다르게 나옵니다. 주님께서는 하느님을 온 맘으로 사랑하는 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라고 하지 않으십니다. 주님께서는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라고 하십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이것이 오늘 묵상의 핵심입니다.

 

주님께서는 단순히 구약의 정신을 되풀이 하지 않으십니다. 새롭고 영원한 계약 즉 신약의 중재자이신 주님께서는 구약을 새계약으로 재해석하시고 완성하시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신약의 시대에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길은 이웃을 사랑하는 것임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즉 신약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같은 하나의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이 예가 마태5장에 나옵니다: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마태 5,23)

 

구약에서는 하느님께 제사를 봉헌하는 것이 그분을 섬기고 사랑하는 최고의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약에서는 형제를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을 섬기고 사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뿐 만이 아닙니다. 지난주에 묵상했듯이 우리의 자연적인 인간본성에 반대되는 사랑, 즉 우리를 힘들게 하고, 상처와 고통을 주는 사람을 사랑할 때, 그 초자연적인 사랑으로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을 묵상하였습니다. 즉 형제를 주님의 사랑으로, 성모님의 맘으로 사랑할 때, 우리는 하느님과 일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 바로 이것이 신약의 법칙입니다. 우리는 형제를 통하여 하느님께 간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것이 오늘 황금률의 법칙입니다. 우리 신앙생활은 바로 이 구약을 완성하는 주님복음의 새로움을 알아듣고 형제애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한가지 또 중요한 법칙이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됩니다. 우리 힘으로는 형제를 초자연적으로 사랑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힘은 자연적인 인간의 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누누이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요한 15,4~5)

 

우리가 형제를 초자연적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먼저 주님께 의탁하면서,, 사랑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청해야 합니다. 이 기도의 정신으로 주님과 일치해서, 그분과 함께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주님을 사랑하고 형제를 사랑하는 신앙의 여정일 것입니다. 이 거룩한 신앙의 여정에 주님께서 함께 해주시고 축복해 주시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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