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216호 2013.05.19 |
|---|---|
| 글쓴이 | 김성남 신부 |
교회의 역할 그리고 소통
김성남 야고보 신부 / 선교사목국장
성령은 성모님과 함께 모여 기도하는 사도들 위에 불꽃 모양의 혀로 내려앉습니다. 태초부터 하느님 구원 안에 이미 있던 교회가 구체적으로 시작됩니다. 교회 탄생을 기념하는 성령 강림 대축일에 오늘날 교회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생각합니다. 사도들은 좌절감, 스승을 배반한 죄책감,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다락방에 숨어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흙에 숨을 불어넣어 아담을 창조하시듯, 성령은 죽음의 공포와 죄의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도들을 해방시켜 복음의 일꾼으로 새롭게 창조합니다. 성령을 체험한 사도들은 밖으로 나가 하느님의 구원과 교회 존재를 세상에 선포합니다.
세상은 그동안 교회를 믿고 그 역할을 기대하며 의지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빠르고 다양하게 변하면서 교회의 역할이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세상이 교회로부터 얻었던 기쁨과 평화, 희망을 다른 곳에서 찾습니다. 교회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다양한 단체가 교회의 역할을 대신합니다. 그러면서 교회는 자신의 존재 역할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신앙이 위기인 시대입니다.
성령 강림으로 사도들은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교회도 성령의 도움으로 재탄생해야 합니다. 그동안 교회는 권위적이었고, 세상 변화에 조금 무감각했습니다. 세상의 고통과 아픔에 무딘 채 지킬 계명만 강조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성령께서 다락방 제자들을 치유하듯, 교회는 세상의 고통과 세상의 죄를 치유해야 합니다. 교회는 세상의 죄를 단죄하고 벌하기보다 먼저 사랑하고 용서해야 합니다. 세상과 교회 둘 중 어느 한 쪽이 사라지면 다른 한쪽도 사라집니다. 교회는 세상을 위해, 세상은 교회를 위해 상생해야 합니다. 어떤 나라도 갈라져 싸우면 망합니다.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듯 세상과 교회는 함께해야 합니다.
교회는 세상과 다른 특별한 곳이 아닙니다. 세상의 죄와 고통을 피하는 곳도 아닙니다. 교회는 선택받은 자들만 모여 하느님으로부터 특별한 대우를 받는 곳도 아닙니다. 생각, 언어, 피부, 소유, 각기 달라도 모든 사람이 하나 되는 곳입니다.
교회 안에는 하느님 뜻보다 인간의 욕망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바벨탑을 없애고 성령으로 하늘과 사람과 세상이 하나 되어야 합니다. 성령은 세상과 소통하고 세상의 죄를 치유하라고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세상이 불안합니다. 경제문제로 고통스러워합니다. 세상이 아픔을 호소합니다. 위기의 시대에 교회가 세상의 평화를 위한 도구의 역할을 해야 할 때입니다. 건물만 있고 실망과 좌절로 세상을 불편하게 만드는 교회가 아니라, 누구나 마음의 평화를 얻고 편히 쉬며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교회이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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