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212호 2013.04.21 |
|---|---|
| 글쓴이 | 윤용선 신부 |
딱하신(?) 목자 - 우리 때문에...
윤용선 바오로 신부 / 용호성당 주임
부를 때마다 한 가지 의문이 생기는 성가가 있다. 「가톨릭성가」 18번인데, “주님을 부르던 날 당신은 내게 응답하셨나이다.”라는 노랫말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부를 때마다 주님께서 기꺼이 응답해 주신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고 맞는 말이다. 그럼에도 이 좋은 성가를 대할 때마다, ‘우리가 부를 때, 주님은 늘 응답만 하시는 분인가?’라는 의문과 함께, ‘주님 친히 먼저 그리고 계속 우리를 부르고 계시는 분이건만, 우리는 그 부르심을 들으며 잘 응답하고 있는가?’ 하는 점을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주님의 부르심에 귀 기울여 응답 드리지 못하는 우리의 부족함이 주님을 ‘딱하신(?) 목자’로 만드는 것 같아 죄송스런 마음이 들곤 한다. 주님의 부르심과 우리의 기쁜 응답을 내용으로 하는 성가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 또 우리 신앙인의 삶이 그렇게 응답하며 사는 삶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착한 목자 주일’인 오늘, 교회 공동체는 주님의 거룩한 부르심(聖召)을 생각한다. 주님 포도밭의 일꾼으로 초대받은 많은 젊은이가 주님의 부르심, 즉 ‘당신 십자가 신비를 삶으로 본받기’(사제 서품 예식, 마감 권고의 말)를 바라시는 귀한 초대에 ‘예’로써 응답하길 기도하는 날이다. 또한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로서의 부르심에 응답한 우리 신앙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매 순간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을 기억하며 이에 응답하는 삶을 성실히 지속해 나가길 다짐하는 날이기도 하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께서는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요한 10, 27)고 말씀하신다. 주님 목장의 양 떼인 우리가 주님의 목소리를 알아듣기 위해서는 내 소리는 줄이고 귀와 마음을 열고서 주님의 목소리를 경청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님께서는 우리 각자를 모두 귀하게 부르셨다. 그러기에 세상 안에서 각자가 해야 할 ‘소명’이 있는 것이다. 자신의 성소를 귀하게 여기고 충실히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은 다른 이의 성소(자리, 역할, 재능)도 귀하게 여기며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부르심에 응답한 이들의 공동체는 주님께서 바라신대로, 격려와 칭찬, 섬김과 사랑의 분위기가 넘쳐나야 할 것이다.
성소 주일을 맞으며, 나를 향한 주님의 간절한 부르심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의 부르짖음에 주님께서 계속 응답해 주시기만을 기대하는 우매함을 떨치고 싶다. “주님,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1사무 3, 9)를 되뇌며, 모든 사제와 수도자들이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사고 교우들을 향해 간절히 청하고 싶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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