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208호 2013.03.24 |
|---|---|
| 글쓴이 | 오창일 신부 |
십자가로 생명을 얻는 부활
오창일 요아킴 신부 / 거제동성당 주임
“멸망할 자들에게는 십자가에 관한 말씀이 어리석은 것이지만 구원을 받을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힘입니다.”(1 코린 1, 18)
오늘부터 성주간이 시작됩니다. ‘성주간’이란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념하는 주간으로 오늘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성 토요일까지의 한 주간을 말합니다. 성주간은 교회 전례 주년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이며,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수난과 십자가의 죽음을 통하여 이룩하신 하느님의 구원 신비를 특별한 방식으로 기념합니다.
오늘 성주간의 첫째 날인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시려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합니다. 우리는 오늘 성지(聖枝) 축복과 성지 행렬 전례를 거행하면서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영광스럽게 기념하고, 루카 복음 사가가 전하는 수난 복음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장엄하게 선포합니다.
우리는 임금이신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예루살렘 입성을 전례 안에서 성대하게 기념하지만 동시에 그분의 수난과 죽음을 장엄하게 예고하는 날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고뇌에 찬, 그리고 비장함으로 가득 찬 예수님의 얼굴을 기억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가기 싫어하는 길, 그러나 그 누군가가 반드시 걸어가야 할 가시밭길을 외롭게 걸어가십니다. 고통과 번민으로 가득 찬 죽음의 길이었지만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길이었기에 묵묵히 걸어가십니다.
길가에 줄지어 선 사람들은 - 나는 어디에 있습니까? - 종려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환호성을 올리며 예수님을 환영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환호 뒤에 숨겨있는 생각들을 이미 파악하고 계셨습니다. 군중의 웃는 표정 뒤에 감춰진 마음들을 다 꿰뚫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을 환호하던 그들의 태도가 야유와 조롱으로 돌변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언덕의 길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죽음의 길인 줄 아시면서도 십자가 길 그 너머에 기다리고 계시는 아버지만을 바라보며 용기를 내어 걸어가십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인 오늘은 우리 주님과 함께 예루살렘 언덕길을 올라가는 날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십자가의 길을 잘 따라가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고통과 십자가 안에 감추어진 하느님 사랑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고 껴안으면서 또다시 길을 떠나는 은총을 구하도록 합시다. 십자가로 생명을 얻는 부활의 신비를 깊이 깨닫는 성주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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