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199호 2013.01.20 |
|---|---|
| 글쓴이 | 이기환 신부 |
참된 삶의 변화를
이기환 마티아 신부 / 삼산성당 주임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우리의 믿음의 여정도 시작됩니다. 오늘 우리는 연중 두 번째 주일을 맞이하면서, ‘카나의 혼인 잔치’의 기적을 통해 성숙한 우리의 삶을 위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요한 복음서는 이채롭게도 ‘카나의 혼인 잔치’를 예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첫 표징으로 소개합니다. 유다전통에 의하면 혼인 잔치는 일주일 간 지속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 말씀에서는 불행하게도 잔치 도중에 포도주가 바닥나면서 주인이 위급한 상황을 맞이합니다. 어머니 마리아의 눈길은 위기의 인간에 대한 깊은 관심과 사랑으로 성능 좋은 안테나와 같습니다. 어머니 마리아는 즉시 아들 예수께 잔치의 위급상황을 알리며, “포도주가 없구나.” 라는 단 한마디의 말씀만 하십니다. 이 한마디 말씀은 다른 어떤 표현보다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무한한 신뢰와 능력을 믿어 의심치 않음을 알게 합니다. 예수께서는 어머니의 요청대로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표징을 일으키십니다. 예수께서는 이 표징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당신의 영광을 처음으로 드러내시고, 제자들은 스승 예수께 믿음을 가집니다.
오늘 요한 복음 사가는, 이런 혼인 잔치의 이야기를 통하여 구원의 때가 다가왔음을 상징적으로 선포하고, 또 포도주의 표징을 통하여 그 구원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알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러한 예수님의 영광을 보고 믿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표징 혹은 기적은 그 자체에 대한 호기심 만족보다는 예수께서 말씀하고자 하는 그 의미에 우리의 관심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는 자칫 신기하고 외적인 이상한 현상 그 자체에 호기심을 가지고 따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눈을 내면 깊은 곳으로 돌려서, 우리 자신은 세례성사를 받고 매일의 성체성사를 통하여 이미 물이 포도주로 변화된 그리스도인임을 자각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인간적인 우리의 능력과 힘이 쇠진하면서 삶에 지치고 신앙에 위기를 체감할 때, 우리의 불만족스러운 현실을 탓하기보다 이미 우리는 주님과 함께 구원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임을 자각하면 좋겠습니다.
신앙인의 정체성은 물이 좋은 물로 변화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포도주로 변화되는데 있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의 참된 삶의 변화는 스스로의 힘과 능력을 드러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자비와 사랑을 더욱 깊이 깨닫는 데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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