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94호 2012.1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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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황철수 주교 |
하느님의 성탄절 선물
교구장 황철수 바오로 주교
‘주님 성탄의 평화’가 모든 교우님들께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교우님들께 ‘성탄의 평화’를 기원하면서, 왜 성탄절이 ‘평화’의 바람이나 소망과 연결되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경 말씀의 성탄 메시지도 ‘평화’라는 의미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성탄 밤 미사 복음)
결국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내려오셔서 주시는 중요한 ‘선물’이 ‘평화’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하느님께서 이왕 오셔서 선물을 주신다면 ‘이념적, 추상적’으로 느끼게 되는 그런 것 말고 직접 체감되는 확실한 것들을 주시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기쁜 성탄을 맞이하여 로또복권을 사면 그걸 1등으로 당첨시켜 주시는 그런 일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예수님, 이번 성탄에 사는 복권을 1등으로 당첨되게 해 주시면 그중에 반은 성당에 내겠습니다’ 혹시 이런 생각은 안 해 보셨는지요? 그런데 복권 말이 나왔으니 드리는 말씀인데, 로또복권이 당첨되어 ‘일상의 평화’가 깨진 사례가 많다고 하네요. 일확천금을 얻었지만 그로 인해 내적 평화가 깨어졌다면 불편할 것입니다. 평소에 가지고 싶은 좋은 차도 사고, 회사에 사표 내고 여행도 마구 다녔지만 ‘내면의 평화’가 깨져 있으니 무엇을 해도 신이 나지 않겠지요. 매일 회사에 출근하면서 제발 돈벼락 맞아 출근 신세 좀 면하게 해 달라고 빌었는데, 막상 그것이 현실이 되었는데도 마음은 ‘충만하고 평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소비와 돈’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 인간에게는 물질적인 것으로는 다 채울 수 없는 깊은 영역이 있습니다. 부족함 없이 다 소유하고 안락하게 살아가지만, 어느 날 문득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신다면, 당신은 그 영역을 스치고 계시는 거예요. 저는 이것을 ‘내면의 영역, 영혼의 영역’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만족과 행복은 이 내면의 평온과 평화에 깊이 관련되어 있지요. 그래서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든 ‘평화 속에 머문다’고 하는 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이지요.
온갖 욕망이 분출되는 이 세상에서 ‘영혼 깊이까지 평화 속에 머무는 일’은 어려움을 넘어서 가히 구원되는 일과도 같습니다. 누가 이 구원의 길을 개척하고 길을 내겠습니까?
이러한 구원의 길, 평화의 길을 선물하시려는 하느님의 첫걸음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첫 출발부터 찬바람 부는 마구간으로 내 몰아서 미안하지만 너무나도 고맙고 기쁜 그분의 탄생입니다. 예수님께서 모든 분들의 마음속에 탄생하시어 지친 세상살이에서 진정한 평화에 이르는 길잡이가 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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