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193호 2012.12.23 |
|---|---|
| 글쓴이 | 김영호 신부 |
아기 예수님을 이웃에 모셔가자, 성모님처럼…
김영호 치릴로 신부 / 태종대성당 주임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오늘로서 제대 앞의 초 4개가 다 밝혀져 주님의 성탄이 가까웠음을 알립니다. 성령의 힘으로 아기를 잉태한 마리아는 즉시 나자렛에서 예루살렘 근처의 유다 산악지방에 사는 친척 엘리사벳을 찾아갑니다. 하느님이 주신 아기를 잉태해 모든 면에서 조심해야 할 텐데, 마리아는 왜 서둘러 먼 길을 가서 엘리사벳을 방문했을까요? 아기를 못 낳는 여자였고 나이가 많은 엘리사벳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아기를 가진 지 6개월이나 되었다는 것을 알고 산달이 가까워져 오는 엘리사벳을 돕기 위해 기꺼이 먼 길을 갔습니다. 마리아는 이스라엘 선조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늙은 사라에게 이사악을 낳게 하신 하느님의 능력을 굳게 믿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에서 놀라운 일이 이루어집니다. 두 분의 만남도 서로에게 기쁨과 축복이었지만, 두 분의 몸 안에서 자라고 있는 아기들도 그 어머니들을 통해 극적인 만남을 갖게 된 것입니다. 엘리사벳 안의 아기 세례자 요한은 어머니의 온몸과 마음을 통해 미래의 메시아 아기 예수를 만난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 말씀은 엘리사벳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다고 두 번이나 반복하고 있습니다. 깊이 묵상해 보면, 성모님은 늙은 나이에 해산이 가까운 엘리사벳을 돕고 사랑하기 위해 태중의 아기 예수님을 모시고 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엘리사벳과 그 태중의 아기도 기뻐하고 성모님과 태중의 아기 예수께 ‘복되다’고 찬미한 것입니다.
오늘 히브리서의 표현대로, 예수님은 제물이나 예물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즉 세상 구원을 위해, 죄의 무게에 짓눌려 힘든 인류를 돕고 사랑하기 위해 하늘나라에서 이 세상에 아기로 오셨습니다. 또한 성모님도 자기 뜻대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대로 봉사하고 사랑하기 위해 예수님을 당신 태 안에 품고 엘리사벳에게 가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현존하는 그 자리에 기쁨과 찬미가 터져나온 것입니다. 마리아의 몸 안에 계신 예수님이 엘리사벳과 그녀의 아기를 축복한 것입니다.
엘리사벳을 방문한 성모님은 성탄을 뜻깊게 맞이하려는 우리에게 모범이 되십니다. 우리도 성모님처럼 우리 마음 안에 복음이요 사랑이신 예수님을 모시고 이웃에게 다가간다면, 예수님께서 그를 축복해 주실 것이고 그 이웃은 기뻐하고 하느님을 찬미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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