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180호 2012.09.23 |
|---|---|
| 글쓴이 | 윤경철 신부 |
순교자의 피는 그리스도교인의 씨앗이다
윤경철 바오로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총장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선교사의 선교 활동 없이 자생적으로 시작한 교회, 가혹한 박해를 통해 성장한 교회, 한국천주교회의 역사는 이분들이 있기에 자랑스럽습니다. 오늘은 이분들을 현양하며 우리가 가진 신앙의 태도를 새롭게 해야 하는 축일입니다.
순교자란 주님을 위해 복음의 가치를 증거하고 피를 흘려 목숨을 바친 신앙인들을 뜻합니다. 그리스도교의 역사를 보면 순교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초기 교회의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박해로 죽었고, 그 박해를 통해 신앙은 더욱 정화되고 굳건해 졌습니다. 결국 순교자의 피는 그리스도교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이는 한국천주교회의 순교 역사에서도 증명되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옛날과 같은 대규모 박해에 따른 순교 사건은 흔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서는 순교 정신을 어떻게 해석하고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겠습니까? 교부 오리게네스는 “매일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르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라 자기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에게는 일상적인 순교라고 보았습니다. 피를 흘려 생명을 바치는 것은 아니지만 주님을 위해 자신을 버리는 것이며, 주님을 위해 우리에게 주어지는 고통을 기쁘게 받아들이면서 매일 온전한 정신과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복음의 가치를 실천하고 생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 기념하는 순교자들을 “피의 순교자”로 부릅니다. 그렇지만 피를 흘려 생명을 바치지는 못했지만 죽음의 순간까지 사목하다가 병사하신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과 협조자들 그리고 근대사 안에서 신앙을 위해 희생된 수많은 신부, 수녀, 교우들을 “삶의 순교자”로 평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순교는 갑자기 이루어지기보다 준비된 이들에게 주어질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순교자들에게는 매일매일의 신앙생활에 충실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박해 속에서도 매일 기도하고, 교리를 가르치고, 선행을 실천하였습니다. 사제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 고해성사를 보고 미사에 참례하였습니다. 박해를 피해 모든 것을 버리고 방랑하던 힘겨운 여정 속에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신을 내어놓을 용기를 주십사하고 날마다 기도하였습니다.
우리가 순교자적 삶을 산다는 것은 한순간의 다짐이나 생각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 신앙의 선조가 살아간 삶을 따르는 삶을 살 때 순교자적 삶을 산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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