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179호 2012.09.16 
글쓴이 김윤근 신부 

고난받는 야훼의 종과 십자가를 지는 나

김윤근 베드로 신부 / 성가정성당 주임

오늘 제1독서는 이사야 예언자의 ‘고난받는 야훼의 종’ 이야기 네 개 가운데서 세 번째 이야기로 “그 종은 때려도 가만히 있고, 침을 뱉어도 피하지 않으며, 수염을 뽑아도 대들지 않고 바보처럼 당하기만 하는 종”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그 종이 과연 누구일까?”하고 시대와 인물이 바뀔 때마다 비교해 왔지만 찾을 수 없었고 또한 “하느님이 사랑하는 종이라면 왜 그렇게 억울한 고난을 받아야 하지?” 하며 의아해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물으십니다. 베드로가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사람들에게 잡혀 버림을 받아 죽는다.”라고 하시면서 이사야의 고난 받는 “야훼의 종”(제1독서)을 상기시킵니다. 그러자 베드로는 “절대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믿음의 눈을 훌륭히 여기셨지만, 예수님을 현세적 해결사로 보았던 베드로의 야심과 탐욕을 나무라시면서 “사탄아, 물러가라.”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고난받는 종이었으며, 십자가를 짊어지는 메시아였습니다. 그래서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라고 하십니다.
유대인들은 이 말씀 때문에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했으며 지금도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사야가 예언한 대로 예수님은 아무런 죄도 없이 끌려가시어 얻어맞고, 가시관을 썼으며, 십자가에 못 박혀 처절하게 운명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일찍이 그들의 메시아가 고난받는 종의 모습으로 오셨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이것이 신앙의 아이러니입니다.
십자가는 실로 구원의 표시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방법으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예수님처럼 십자가를 짊어지는 것에는 갈등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아프고, 억울하고, 서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십자가를 거부하면 거부한 사실 때문에 사탄이 됩니다. 즉, 하느님을 거부하는 자가 됩니다.
당신은 십자가의 예수님을 정말 구세주로 믿습니까? 믿는다면 행복합니다. 그러나 당신도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여기에 놀라운 구원의 힘이 있습니다. 바로 그때 예수님께서는 당신 안에서 큰일을 하실 것입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97호 2025. 11. 9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file 최정훈 신부 
2896호 2025. 11. 2  우리의 영광은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file 염철호 신부 
2895호 2025. 10. 26  분심 좀 들면 어떤가요. file 최병권 신부 
2894호 2025. 10. 19  전교, 복음의 사랑으로 file 김종남 신부 
2893호 2025. 10. 12  우리가 주님을 만날 차례 file 한종민 신부 
2892호 2025. 10. 6  복음의 보름달 file 김기영 신부 
2891호 2025. 10. 5  느그 묵주 가져왔나? file 김기영 신부 
2890호 2025. 9. 28  대문 앞의 라자로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file 정창식 신부 
2889호 2025. 9. 21  신적 생명에 참여하는 삶 file 조성문 신부 
2888호 2025. 9. 14  나를 죽이고 십자가를 지는 삶 file 박재범 신부 
2887호 2025. 9. 7  더 크게 사랑하기 위해서는? file 이재원 신부 
2886호 2025. 8. 31  행복을 선택하는 삶 file 박호준 신부 
2885호 2025. 8. 24  ‘좁은 문’ file 이영훈 신부 
2884호 2025. 8. 17  사랑의 불, 진리의 불 file 이영창 신부 
2883호 2025. 8. 15  마리아의 노래-신앙인의 노래! 김대성 신부 
2882호 2025. 8. 10  그리움, 기다림, 그리고 깨어있는 행복! file 김대성 신부 
2881호 2025. 8. 3  “만족하십시오.” file 이재혁 신부 
2880호 2025. 7. 27  “노인(老人)=성인(聖人)” file 정호 신부 
2879호 2025. 7. 20  마르타+마리아=참으로 좋은 몫 file 이균태 신부 
2878호 2025. 7. 13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file 계만수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