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주는 영

가톨릭부산 2015.10.15 05:12 조회 수 : 29

호수 2176호 2012.08.26 
글쓴이 이영묵 몬시뇰 

생명을 주는 영

김 기 홍 베르나르도 신부 / 당감성당 주임

요한 복음서는 4대 복음서 중 가장 늦게 기록된 것으로써 이미 기록된 3개의 복음서 안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주제들을 선택하여 순서를 정하고, 하나의 명상록으로 엮은 복음서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이 실제로 있었던 일인가를 묻기 전에, 그 이야기가 우리에게 무엇을 알리려는 것인가를 찾고, 묵상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빵의 기적을 하신 후 당신을 찾는 백성에게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요한 6, 27)고 하시면서, “나는 생명의 빵이다”(요한 6, 48)라고 하십니다. 또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요한 6, 51)라고 하십니다. 백성은 현세적인 빵과 영적인 당신 살과 피의 의미를 깨닫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복음사가는 빵의 기적의 의미인 성체성사, 즉 성찬의 의미를 여러 측면에서 조명합니다. 첫째로 예수님은 당신의 살과 피인 성체성사의 의미는 우리가 그냥 먹고 마시는 일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참뜻을 알리고자 예수님은 만찬 중에 제자들의 발을 씻기십니다. 그리고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요한 13, 14∼15)라고 말씀하십니다. 복음사가는 성찬을 먹고 마시는 일로 끝내지 말고, 제자들의 발을 씻으신 예수님처럼 일상의 삶 안에서 섬기는 종의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힘쓰라고 합니다.
따라서 신앙 공동체 안에서 성찬의 참된 의미가 신앙인의 삶의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요한 6, 63)라고 말씀하십니다. ‘성찬은 육의 일이 아니다’는 말씀입니다. 육은 자기 자신만 보고, 현세적·이기적인 삶을 지칭하는 의미가 있는 단어입니다. 육은 잘 먹고 편하고 출세하여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고 싶은 삶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영은 하느님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을 위해 당신의 몸과 피를 주신 예수님처럼 열려있는 삶을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자기만을 생각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 안에서 자기 주변을 위하여 노력하는 삶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영의 사람은 하느님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생각하고, 자신을 내어주고, 주변에 생명의 기쁨이 샘솟게 하면서 삶에 활력을 주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이 ‘위로부터 새로 태어난 사람’(요한 3, 3 참조)이요, 하느님과 이웃 간에 교감을 갖는 신앙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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