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166호 2012.06.24 
글쓴이 권동성 신부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사람’

권동성 본시아노 신부 / 김해성당 주임

광야에서 외치는 한 소리가 있습니다. 이 소리는 메시아의 오심을 알리며, 백성으로 하여금 오시는 메시아를 맞아들이라고 촉구합니다. 백성을 향해, 그리고 세상의 온갖 불의와 죄악을 향해 외칩니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그 외침은 사람들의 마음을 서늘하게 하였고, 많은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외침은 세상의 권력자이건 가진 자건, 그 대상을 가리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들에 대해 외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 외치는 이는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주님의 선구자 세례자 요한입니다.
요한은 실로 위대한 인물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었다.’라고 칭찬하셨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이라도 그 사람보다는 크다.’고도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하늘나라의 사람은 누구입니까? 그는 하느님과 함께 사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숨결을 지니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여 사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겠고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가 그와 함께 살 것이다.’ 그렇습니다. 우리 안에 하느님이 살아 계시게 하는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잘 지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무엇입니까?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시니 우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내어 놓기까지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자기 안에 갇혀 있지 않고 이웃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자신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자신을 낮추어 섬기는 사람이 되라고 말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이고 예수님의 실천이었습니다. 이러한 자비와 사랑과 섬김의 실천 속에 하느님은 살아계시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의 실천 속에 하느님이 살아계시면 감히 우리가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세례자 요한은 스스로 메시아로 자처하지 않았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요한은 그리스도의 길을 준비하고 그리스도를 드러내며, 주님이 하시고자 하시는 대로 따르는 겸손과 순명의 삶을 보여주었습니다. 진정 하느님이 함께하시는 사람은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겸손과 순명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래서 세례자 요한은 그 스스로 ‘더 큰 사람’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우리의 실천과 요한의 모범을 통해 ‘더 큰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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