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163호 2012.06.03 |
|---|---|
| 글쓴이 | 김영환 신부 |
우리도 하나입니다.
김영환 로사리오 신부 / 사회사목국장
소박하게 차린 두부김치와 투박한 잔을 빼어들고 신부님들을 기다립니다. 신학교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느라 진땀 빼는 형님 신부님, 본당에서 교우들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동생 신부님이 오랜만에 제 방에 오셨습니다. 만나자마자 불꽃이 일듯이 각자의 ‘삶의 자리’가 터져 나옵니다.
어떻게 하면 교우들을 더 잘 섬길 수 있을지, 주일학교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열변하는 동생 신부님의 이야기는 마치막혔던 봇물이 터지듯 쏟아져 내리고, 형님 신부님의 입술에서는 장대비 폭우처럼 신학생들에 대한 사랑이 쏟아져 나옵니다. 저 또한 교구청 살이에서 아직도 배워야 하고 알아야 할 것이 많음에 대해, 교회를 공격하는 세상의 힘들에 대해 열변을 토해 봅니다.
그렇게 시간은 가고 막걸리 잔이 비워지는 만큼 사랑은 커지지만 우리는 아쉬움을 털고 본당으로 신학교로 그리고 교구청 업무의 자리로 그렇게 각기 자신의 자리를 찾아갑니다.
같은 신부이지만 우리는 기도와 미사 외에는 성부 성자 성령께서 다른 모습으로 계시듯 전혀 다른 삶의 자리에서 다른 업무와 책임으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세 위격 하느님이 한 뜻이듯 우리의 꿈도 하나! ‘하느님 나라’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이기에, 우리는 스스럼없이 서로를 한 형제라 부르고 한 지체로 여기며 사랑의 열병에 시달리며 살아갑니다.
아들을 세상에 보내며 사람이 되셔야 했던 아버지와 그 아버지와 하나로 세상을 불태우시려 하신 성령과 그 성령 안에 아버지의 뜻을 이루셨던 그 아드님 그리하여 삼위일체 하느님이라 불리신 하느님께서 머리로 이해하기를 좋아하는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려 하셨던 것은, 다름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하느님 나라를 위해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늘도 우리는 ‘꿈’이라 여기지 않고 ‘희망 안에 살아냄’으로 사랑합니다.
삶의 장터에서 손에 못이 박히도록 수고하며 때로는 눈물로 살아가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평신도 여러분은, 예수님이 좋아 세상의 꿈을 버린 주교님을 중심으로 한 사제단은, 불가능해 보이는 이상을 현실로 살아가는 수도 공동체는 각자 다른 자리에서 서로 다름으로 살아가지만, 하느님 나라를 이루는 사랑의 공동체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이해하기 어려운 이 삼위일체를 머리가 아닌 삶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서로를 가르치고 기도해 주어야 합니다. 삼위일체는 사랑 안에서 이루어진 말과 논리가 아닌 삶이며 체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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