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 나무 열매

가톨릭부산 2015.10.15 04:59 조회 수 : 89

호수 2152호 2012.03.25 
글쓴이 김형길 신부 

십자 나무 열매

김형길 안젤로 신부 / 덕계성당 주임

파스카 축제는 이스라엘의 가장 큰 축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축제 때 예루살렘에 가셔서 마지막 며칠을 보내십니다. 머잖아 곧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실 때가 다 된 것을 아시고, 사람들에게 당신의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십니다.

밀알 하나가 비록 땅에 떨어져 죽지만 그 밀알은 그냥 죽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밀알을 맺는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당신의 죽음이 바로 그 밀알의 죽음과 같음을 설명하십니다. 밀알이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듯이 예수님께서도 죽지 않으시면 아버지께 아무 열매도 맺어 드리지 못합니다. 예수님의 죽음으로 맺게 되는 열매는 바로 우리들입니다. 그분의 죽음으로 우리에게 생명이 주어졌고, 그 생명은 그냥 생명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해 드리시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으며, 지금이 바로 아버지께 영광을 드릴 때 입니다.

본래 인간은 아버지의 영광이었습니다만, 세상의 우두머리가 그것을 앗아가 버렸습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인간이 잃었던 영광을 당신의 죽음으로 되찾아 주심으로써 다시 아버지께 영광을 돌려 드리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땅에서 들어 올려지심으로써 곧,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매달리심으로써 모든 사람이 십자가 나무 열매로 맺어집니다. 그 열매는 영원히 죽지 않는 열매입니다. 예수님의 죽음으로 우리가 되찾은 영광, 우리에게 주어진 영원한 생명을 우리도 죽음으로 열매 맺어야 합니다. 이 죽음은 헛된 죽음이 아니고 예수님의 죽음과 같은 열매 맺는 죽음입니다. 언제나 우리의 영광을 생각하면서 또한 아버지의 영광을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 우리의 명예로운 죽음입니다. 예수님의 죽음이 지고지순한 죽음이기에 우리도 그런 죽음을 우리 안에 지니고 살아야 합니다.

사순절 동안 줄곧 우리를 몰고 가는 것이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어쩌면 우리 인생에 늘 따라다니는 죽음과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 때문에, 우리의 죽음도 예수님의 죽음도 결코 절망스럽지 않습니다. 거기에는 또다시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보라, 십자 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

호수 제목 글쓴이
2897호 2025. 11. 9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file 최정훈 신부 
2896호 2025. 11. 2  우리의 영광은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file 염철호 신부 
2895호 2025. 10. 26  분심 좀 들면 어떤가요. file 최병권 신부 
2894호 2025. 10. 19  전교, 복음의 사랑으로 file 김종남 신부 
2893호 2025. 10. 12  우리가 주님을 만날 차례 file 한종민 신부 
2892호 2025. 10. 6  복음의 보름달 file 김기영 신부 
2891호 2025. 10. 5  느그 묵주 가져왔나? file 김기영 신부 
2890호 2025. 9. 28  대문 앞의 라자로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file 정창식 신부 
2889호 2025. 9. 21  신적 생명에 참여하는 삶 file 조성문 신부 
2888호 2025. 9. 14  나를 죽이고 십자가를 지는 삶 file 박재범 신부 
2887호 2025. 9. 7  더 크게 사랑하기 위해서는? file 이재원 신부 
2886호 2025. 8. 31  행복을 선택하는 삶 file 박호준 신부 
2885호 2025. 8. 24  ‘좁은 문’ file 이영훈 신부 
2884호 2025. 8. 17  사랑의 불, 진리의 불 file 이영창 신부 
2883호 2025. 8. 15  마리아의 노래-신앙인의 노래! 김대성 신부 
2882호 2025. 8. 10  그리움, 기다림, 그리고 깨어있는 행복! file 김대성 신부 
2881호 2025. 8. 3  “만족하십시오.” file 이재혁 신부 
2880호 2025. 7. 27  “노인(老人)=성인(聖人)” file 정호 신부 
2879호 2025. 7. 20  마르타+마리아=참으로 좋은 몫 file 이균태 신부 
2878호 2025. 7. 13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file 계만수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