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50호 2012.0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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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오종섭 신부 |
우리의 본모습을 찾도록 노력합시다
오종섭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 정관성당 주임
지난 사순 제1주일에 들었던 ‘회개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들에게 사순 시기를 보내면서 지녀야 할 마음 자세를 알려주는 것이라면, 사순 제2주일에 듣는 ‘새하얗게 빛나는’ 예수님의 모습은 우리가 사순 시기를 보내면서, 아니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엇을 그리며 살아야 하는지 그 목표를 드러냅니다. 즉, 사순 시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자신의 잘못이나 지은 죄를 돌아보며 자중하는 시기가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예수님의 새하얗게 빛나는 본모습을 바라보며 그분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서 기억했으면 하는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오늘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의 본모습을 보여 주십니다. 하지만 우리가 믿고 섬기는 예수님만 ‘새하얗게 빛나는’ 본모습을 가지고 계신 것이 아닐 것입니다. 창세기의 말씀대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귀하게 여겨 ‘당신의 모습대로’ 만들어 내셨다면, 우리들의 본모습도 역시나 오늘 드러난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 ‘새하얗게 빛이 날’ 것이라는 겁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본모습을 보여주심으로써 우리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본모습을 깨닫도록 일깨우십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내 모습은 초라하기 짝이 없지만 우리들은 원래 ‘새하얗게 빛나는’ 존재들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초라하기 짝이 없는 꼴을 하고 있지만 하느님을 섬기고 그분을 믿고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원래 내가 가지고 있던, 하느님을 닮아 새하얗게 빛나는 원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음을 예수님은 보여 주십니다.
둘째, 그러면 우리들은 어떻게 하면 우리의 새하얗게 빛나는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을 닮아 새하얗게 빛난다는 것을, 마치 우리가 영어를 배우거나 새 가전제품을 사듯이 우리에게 없는 것을 내 바깥에서 배우고, 구매해서 내 것으로 삼는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방치된 창고를 정리하듯이, 내 안에 하느님께서 주신 게 뭐가 있는지, 쓸데없이 모아두고 있는 것들은 없는지 내면을 잘 살펴, 버리고 정리하고 깨끗이 닦아냄으로써 가능합니다. 원래 모습이란 말 그대로 본모습이라 바깥에서 찾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군가가 가져갈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사순 시기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인간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는 말을 마음에 새겼습니다. 이번 사순 시기 동안 오늘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새하얗게 빛나는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들이 원래 간직하고 있던 본모습을 찾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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