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49호 2012.0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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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전열 신부 |
새로운 삶을 시작할 기회인 사순 시기
전열 사도 요한 신부 / 웅상성당 주임
교회는 항상 사순 시기의 시작에 우리를 예수님과 함께 광야로 끌어냅니다. 사순 시기는 예비 신자들이 죄에 죽고 거듭 태어남의 성사인 세례성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시기이며, 기성 신자들은 자기가 받은 세례를 다시 돌아보고 점검하는 시기로 삼아 왔습니다. 즉, 메시아로서의 공적인 직무를 수행하시기 전에 예수님께서 체험하신 그 광야의 40일에서 교회 전례는 우리가 지내는 사순절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그 모델을 찾도록 권유하는 것입니다.
‘광야’와 ‘40’이란 숫자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는 너무나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광야’는 모세가 주님의 말씀을 듣고 나간 곳(탈출4, 27), 이집트와 대조되는, 주님께 제사를 드릴 곳(탈출3, 18; 7, 16), 주님의 돌보심을 체험한 곳(탈출16; 17, 1∼7)입니다. 또한 엘리야가 호렙에 가기까지 하느님의 호의를 체험한 곳이기도 합니다.(1열왕 19, 1∼8) 따라서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광야’란 시험과 시련의 장소였지만 동시에 하느님과의 친교의 장소로서 그분의 보호하심과 은총을 체험하는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40’이란 숫자는 특별히 시험이나 징벌 등과 관련되어 있거나, 인간이 견디어내야 하거나 하느님의 구원활동이 지속해서 펼쳐지는 순간들과도 관련되어 있습니다.
한편, 예수님께서 들짐승과 함께 지내셨음을 유난히 밝히는 이유는, 아담이 동물들과 지내다가 유혹에 빠진 것과는 달리 예수님은 엘리야 같이 천사의 시중을 받고 동물과 잘 지냈다고 함으로써, 유혹에 떨어지지 않고 죄짓기 이전의 낙원을 이루는 대조 역할을 하는 분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로써 복음서 저자는 들짐승과 함께 지내신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 모든 피조물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게 된 세상, 쇄신된 세상에 참여하게 되었음을 확인시켜주고자 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바야흐로 메시아 시대를 개막하신 것입니다. 그런 의미로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하신 것입니다. 문제는 그러한 하느님의 나라를 살아가기 위해서 회개해야 하고 복음을 믿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사순 시기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기를 해마다 찾아오는 연례 행사처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무엇인가 시도한다는 것은 실패할 가능성 때문에 두렵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 발전도 없습니다. 주님께서 이 사순 시기에 우리에게 어떠한 삶의 모습을 바라시는지 묵상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신앙인이 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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