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41호 2012.0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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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곽용승 신부 |
주님 공현(epiphania)의 의미는?
곽용승 요셉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공현(公顯)은 공적으로 나타난다는 말입니다. 곧 주님 공현은 주님께서 공적으로 세상에 드러나시는 것을 말합니다. 그럼 주님은 어떻게 드러나십니까? 오늘 제1독서의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께서 빛으로 드러나심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빛은 모든 민족들을 비춘다고 하십니다. 이 빛이 하느님의 백성이라 자처하던 이스라엘 백성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합니다. 그리고 오늘 제2독서의 바오로 사도는 다른 민족들도 이 빛(계시)을 통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복음을 통하여 공동 상속자가 됨’을 깨닫게 합니다. 그리고 이 빛을 통해 인류가 주님 안에서 ‘한 몸의 지체가 되며 주님 약속의 공동 수혜자가 된다’는 사실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 빛은 하느님의 사랑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구원 의지를 확연히 드러냅니다. 이 빛을 동방 박사들이 별을 통해 봅니다. 이 빛은 단순한 어느 유명인사의 탄생을 알리는 점성적 빛이 아닌, 우리의 구원자, 임금님을 향하게 하는 거룩한 빛입니다. 이 빛을 통해 동방 박사 세 사람이 구세주 아기 예수님께 경배를 드리고 예물을 드렸습니다. 이 빛이 동방 박사들을 주님께로 이끌었으며, 주님께 신뢰를 두게 하였으며, 믿음을 간직하게 해 자신의 삶을 희망하게 하고, 기뻐하게 하며, 행복해 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요즘은 여러 가지로 우리들의 삶을 팍팍하게 하는 현상들이 속출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정치적인 혼란 그리고 사회적으로 이기적인 탐욕의 행태들이 드러나 인간을 인간답게 하지 못하는 형국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좌절하고 슬픔에 젖을 수 있으나 우리는 동방 박사가 본 빛을 통해 희망과 기쁨을 회복해야 합니다. 이를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가 증거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거룩한 빛을 보았습니다. 이 빛을 받았습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이 빛 속에서, 이 빛을 통해, 이 빛 안에서 주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들인 우리는 이 빛을 세상에, 우리 삶의 자리에서 비추어야 합니다. 우리가 보았던 그 빛을, 우리가 만났던 그 빛을 확연히 드러내야 합니다. 마치 어둠에서 더욱 밝은 빛을 내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이 빛을 통해 세상이,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주님을 알아보게, 만나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들이 주님께 신뢰를 두고 믿음을 간직한 채 기뻐하며 행복해하는 또 다른 동방 박사들이 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주님 공현 대축일을 맞이하는 하느님 자녀들의 자세가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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