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139호 2011.12.25 
글쓴이 손삼석 주교 

나의 주님으로 탄생하신 분이 어디에 계십니까?

총대리 손삼석 요셉 주교

2000년 전 예수님이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을 때, 아무도 그분의 탄생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마태오 복음에 따르면 동방 박사들이 그분의 별을 보고 그 먼 길을 따라 예루살렘에 도착해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마태 2, 2) 그런데 그때 이스라엘을 통치하며 예루살렘에 있었던 헤로데는 이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동방 박사들의 말을 듣고 헤로데를 비롯하여 온 예루살렘이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마태 2, 3)
2011년 올해도 우리는 예년처럼 대림절을 보내고 예수님의 성탄을 맞았습니다. 교우 여러분들께서는 어떻게 대림절을 보냈고, 어떤 성탄을 맞이하고 계십니까? 나름대로 대림절을 잘 준비하고 희생하고 극기하면서 기쁜 성탄을 맞이할 때도 있지만, 바쁘게 살다 보면 대림절을 어떻게 보내고, 성탄을 어찌 맞이하였는지 모르고 지나칠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진정한 성탄의 의미를 깨닫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성 안셀모 주교는 “하느님을 뵙고자 하는 욕망”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성인은 먼저 시편 42편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하느님, 제 영혼이 당신을 이토록 그리워합니다. 제 영혼이 하느님을 제 생명의 하느님을 목말라합니다. 그 하느님의 얼굴을 언제나 가서 뵈올 수 있겠습니까?”를 인용하면서, “주 내 하느님이시여, 내 마음이 어디에서 어떻게 당신을 찾고 또 어디에서 어떻게 당신을 찾아낼 수 있는지 가르쳐주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성인은 그 글의 끝에 이런 말을 합니다. “내 당신을 갈망할 때 찾고, 찾을 때 갈망하며, 사랑할 때 찾아내고, 찾아낼 때 사랑하게 하소서.”
성인은 우리가 오시는 예수님을 찾아 뵈올 수 있는 길은 ‘갈망’과 ‘사랑’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동방 박사들은 ‘유다인들의 임금’을 만나려는 갈망 때문에 그 먼 길을 달려왔고, 결국 베들레헴으로 가서 구유에 탄생하신 ‘임금’을 만나 뵈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일에만 몰두하던 헤로데는 ‘임금’을 만나기는커녕, ‘임금’을 살해하려 했다는 이야기가 탄생 이야기에 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치적, 경제적, 또 다른 이유로 이 사회와 우리 주위는 안정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주님을 더 찾고 그분께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할 것입니다. ‘갈망’과 ‘사랑’을 갖고 말입니다. 그리고 열정을 가지고 각자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봅시다.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으로 탄생하신 분이 어디에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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