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굴레

가톨릭부산 2016.06.08 10:20 조회 수 : 70

호수 2386호 2016.06.12 
글쓴이 사회사목국 

가족의 굴레

사회사목국(051-516-0815)

  모두가 잠이 든 시간 에스텔(36세)은 졸음을 쫓아내며 출근 준비를 합니다.
  자정부터 오전 9시까지 일을 하고 잠시 쉬다가 낮 12시부터 5시까지, 다시 오후 6시부터 밤 11시까지 에스텔의 하루는 24시간이 모자랄 정도입니다.
  에스텔은 몇 년 전 만에 해도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으나 하루아침에 집안의 가장이 되었습니다. 
  아빠는 암으로 돌아가셨고, 엄마는 아빠의 오랜 간병과 여러 질병으로 일을 할 수 없었으며 동생은 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어 일정한 직업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갑자기 집안의 가장이 된 에스텔은 앞이 캄캄했습니다. 생활비 마련도 문제지만 아빠의 밀린 병원비 4천만 원과 동생의 사업실패로 생긴 5억이라는 빚은 도저히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었습니다.
  에스텔은 수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일을 해 차근차근 빚을 갚는 방법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용불량자가 된 자신을 받아 주는 직장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결국 자존심과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새벽시장 장사 보조, 호프집, 목욕탕 도우미, 주유소, 우유 배달 등 하루에 네다섯 가지 일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수면 시간이 부족해 육체적으로 힘들어 정말 죽음과 맞먹는 고통이 찾아 왔지만 2년 정도 계속하다 보니 이제는 고생이 일상이 되어 기계처럼 움직입니다.
  에스텔은 2년 넘게 가족의 십자가를 혼자 짊어지고 살아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십자가의 무게는 줄지 않고 점점 늘어만 갑니다. 엄마는 허리디스크와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거동이 더욱 불편해졌고 동생은 건강이 악화되어 주 3~4회 혈액투석을 받아야 합니다. 더군다나 월세를 내지 못해 당장 집을 비워 주어야 할 형편입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삶을 포기하거나 가족을 포기하고 도망치려 하겠지만, 에스텔은 오히려 자신이 으스러지더라도 이 악물고 버텨야 가족을 지킬 수 있다는 심정으로, 가족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고통의 삶을 주님께 의탁하며 더욱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에스텔은 희망합니다. 엄마와 동생이 건강을 되찾고 모든 빚을 청산하고 다시금 평범한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이 오도록...
  오늘도 힘을 주시길 기도하며 힘든 내일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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