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담으면

가톨릭부산 2016.06.08 10:13 조회 수 : 128

호수 2386호 2016.06.12 
글쓴이 계만수 신부 

진심을 담으면

계만수 안토니오 신부 / 해양사목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만나시는 두 사람을 주목하게 됩니다. 한 명은 유대 사회 안에서 신앙적으로 존경받고 인정받는 바리사이입니다. 또 한 명은 모든 사람에게 죄인으로 손가락질 받고 있는 여인입니다.
  당시 유대 사회 안에서 죄인은 율법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을 지칭합니다. 그리고 바리사이는 율법을 철저히 지키려고 애쓰는 사람이었습니다. 율법을 잘 지키는 사람과 지키지 않는 사람으로 등장한 두 사람 중에서 예수님은 죄인으로 낙인찍힌 여인의 믿음을 칭찬하십니다.
  예수님은 비록 사람들에게 죄인으로 손가락질 받고 있는 여인이었지만, 그녀의 태도와 몸짓 안에서 당신을 향한 진심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향한 순수한 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주위의 어떤 시선도 눈물로 적신 그녀의 머리카락으로 예수님의 발을 닦아내는 것을 가로막지 못했습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실 것이라는 그녀의 손끝에 담긴 진심이 예수님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사실 신앙생활하면서 우리는 남을 의식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내가 하는 봉사를 남이 좀 알아주었으면 좋겠고,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마음속으로는 불신과 분노로 투덜거리면서도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여러 활동을 하고 신앙에 대해, 하느님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겉으로 잘 포장된 신앙생활은 다른 사람들의 칭찬을 받을지언정 오늘 복음의 바리사이처럼 주님의 외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마음 속을 꿰뚫어 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질타와 외면을 받더라도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은 진심으로 주님께 다가서는 것임을 오늘 복음은 가르쳐 줍니다.
  하느님의 인정을 받는 신앙생활은 진실함에 달려 있습니다. 죄인으로 낙인찍힌 여인이 예수님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이 여인의 행동 하나하나에 진심이 배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여인의 몸짓과 손끝에 담긴 그녀의 진심이 예수님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구원으로 이끌었습니다.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태도와 자세에 진심이 담길 때 우리의 믿음은 하느님의 칭찬을 받게 됩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우리 모두가 예수님에게서 이 말씀을 듣게 되길 희망합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97호 2025. 11. 9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file 최정훈 신부 
2896호 2025. 11. 2  우리의 영광은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file 염철호 신부 
2895호 2025. 10. 26  분심 좀 들면 어떤가요. file 최병권 신부 
2894호 2025. 10. 19  전교, 복음의 사랑으로 file 김종남 신부 
2893호 2025. 10. 12  우리가 주님을 만날 차례 file 한종민 신부 
2892호 2025. 10. 6  복음의 보름달 file 김기영 신부 
2891호 2025. 10. 5  느그 묵주 가져왔나? file 김기영 신부 
2890호 2025. 9. 28  대문 앞의 라자로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file 정창식 신부 
2889호 2025. 9. 21  신적 생명에 참여하는 삶 file 조성문 신부 
2888호 2025. 9. 14  나를 죽이고 십자가를 지는 삶 file 박재범 신부 
2887호 2025. 9. 7  더 크게 사랑하기 위해서는? file 이재원 신부 
2886호 2025. 8. 31  행복을 선택하는 삶 file 박호준 신부 
2885호 2025. 8. 24  ‘좁은 문’ file 이영훈 신부 
2884호 2025. 8. 17  사랑의 불, 진리의 불 file 이영창 신부 
2883호 2025. 8. 15  마리아의 노래-신앙인의 노래! 김대성 신부 
2882호 2025. 8. 10  그리움, 기다림, 그리고 깨어있는 행복! file 김대성 신부 
2881호 2025. 8. 3  “만족하십시오.” file 이재혁 신부 
2880호 2025. 7. 27  “노인(老人)=성인(聖人)” file 정호 신부 
2879호 2025. 7. 20  마르타+마리아=참으로 좋은 몫 file 이균태 신부 
2878호 2025. 7. 13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file 계만수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