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138호 2011.12.18 
글쓴이 도정호 신부 

하느님의 오심─ 우리에게는 큰 축복입니다.

도정호 바오로 / 언양성당 주임

이번 주간이 지나면 하느님의 거룩한 탄생을 전례 안에서 재현하며 기념하게 됩니다. 이날을 위해 내적, 외적으로 준비하는 우리들에게 오늘 복음 말씀은 하느님의 거룩한 탄생의 경위를 들려주며 우리 신앙인들이 성탄을 맞이할 준비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어느 조용한 시골에 때가 묻지 않은 순박한 처녀에게 천사가 나타나 하느님의 뜻을 전해주는 장면이 오늘 복음 말씀입니다. 천사가 전해주는 소식 안에는 인류를 위한 대단한 인물이 태어날 것이라는 메시지가 들어 있습니다. 우리가 믿고 있는 하느님이 오시는 모습인데, 그런데 하느님이 인간의 모습으로 오실 거라는 소식을 전하는 분위기는 너무나 소박합니다. 한 나라의 후계자가 수태되어도 혹은 한 나라에 새로운 권력자가 취임을 해도 온 나라가 떠들썩한데, 온 우주, 생명의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오시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조용하고, 비밀리에 오시려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화려한 것도, 장엄한 모습도, 놀랄만한 예식도 전혀 없는, 꿈을 꾼 것으로 넘어가도 될 정도의 모습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분, 그분을 열 달 동안 태중에 품고 있을 여인도 자신을 통해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랑할 생각이 전혀 없는 모습입니다. 그저 하느님 뜻이니 거룩한 뜻에 따를 뿐이라는 너무도 작은 자의 모습입니다.
하느님도 보잘것없는 모습으로 오시고, 하느님의 어머님도 낮은 자리로 내려가셨지만, 힘없고 작은 모습의 그분들이 우리에게 가져다주신 것은, 희망과 생명과 축복입니다. 인간이 감히 하느님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모든 선의 원천이요, 생명의 주인이신 바로 그분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또 그분께서 우리 곁으로 직접 오신 것은 우리로서는 너무나 큰 영광이며 축복입니다.
이제 한 주만 지나면 우리 곁으로 오시는 그 하느님을 만날 겁니다. 비록 그 모습은 옆집에서 태어난 아이의 모습이고, 하느님 같지 않은 모습이지만 그분은 우리를 일어서게 하고 살아가도록 하며, 또 살리기 위해 우리 곁으로 오는 겁니다. 우리는 이분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기쁘게 성탄을 맞이하고 신앙 안에서 확신을 가졌으면 합니다.
고백성사와 반성, 나의 새로운 결심으로 오시는 하느님을 기쁘게 맞이할 준비를 우리는 했습니다. 성실히 준비한 만큼, 정성을 다하고 진심으로 하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한 만큼,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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