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독(愼獨)의 수양(修養)

가톨릭부산 2015.10.15 02:33 조회 수 : 64

호수 2131호 2011.10.30 
글쓴이 차공명 신부 

신독(愼獨)의 수양(修養)

차공명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 청학성당 주임

근래 리더의 중요성이 여기저기서 많이 이야기되고 있다. 프로스포츠의 감독, 연예프로그램 사회자등을 이야기 안주삼아 현실의 직장상사, 정치지도자, 본당신부에 이르기까지 각 리더들의 스타일과 장단점을 비교평가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요즘 지도자 담론의 특징은 가장 중요한 지도자 자질로 능력이 우선시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이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 더 이상 탐욕이 아니듯이 지도자 역시 그 공동체의 이익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사람을 최고로 치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맞는 생각일까?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서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을 살펴보자.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말만하고 실행하지 않는다.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다른 사람들에게 올려놓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일이랑 모두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그 당시 지도자들에 대한 비판의 말씀이다. 그들의 언행불일치와 내면의 불성실을 비난하시는 말씀이다. 그들의 보이는 부분 즉 성과나 능력에 대한 평가는 한마디도 없으시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부분, 그들의 참된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계신다. 이 말씀은 우리선조들의 인식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군자정치를 표방한 유교에서 군자의 수양방법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 중에 하나가 신독(愼獨)이다. 이는 “이른바 성의(誠意)라는 것은 자기를 속이지 않는 것이다. 마치 악취를 싫어하고 미인을 좋아하듯 하는 것이니, 이를 스스로 만족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홀로 있는 데서 삼간다.”(대학), “감춘 것보다 잘 보이는 것이 없고, 조그마한 것보다 잘 드러나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홀로 있는 데서 삼간다.”(중용)에서 나온 단어이다.

이 얼마나 닮아있는가! 사실 이 경쟁사회에서 아무도 모르는 부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겠으나 예수님과 공자님의 가르침은 절대 지나칠 수 없는 인류의 오랜 지혜가 담겨있다. 우리가 누구 앞에 나서야 할 때 혹은 누군가 우리 앞에 나설 때 가장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마음의 진실성이다. 그 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면 즉 신독의 수양이 부족하다면 남의 앞에 나서는 것을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지도자는 오늘 예수님의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처럼 희생의 봉사자가 되고자 하는 진실한 마음을 갖춘 사람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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