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29호 2011.1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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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곽길섭 신부 |
하느님의 것
곽길섭 베드로 신부
로마의 속국이었던 이스라엘이, 로마에 세금을 낼 것이냐 말 것이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특히 세금은 신에게 내는 것으로 인식하던 이들에게, 이 문제는 하느님 외에 다른 신을 인정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와 직결되기에 아주 신중하고 중요한 사안이었습니다.
그런데 세금을 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리사이들이, 당연히 세금을 내야하는 헤로데 당원들과 함께 예수님 앞에 나섭니다. ‘세금을 내야 합니까? 말아야 합니까?’ 내용은 다르지만, 우리도 현실에서 자주 만나고 자주 괴리감에 빠지게 하는 불편한 상황입니다. ‘신앙이 우선인가? 일이 우선인가?’ 특히 오늘 바리사이들의 질문 안에는 단순히 세금을 내고 내지 않고의 문제만이 아니라,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인정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까지도 내포하고 있기에 더욱 불편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위선자들아,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마태 22, 18)고 바리사이들을 질책하시며 세금으로 내는 돈을 보여라고 하십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그 돈이 바리사이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바리사이들의 갈등이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이런 갈등은 우리 안에 참 자주 그리고 많이 일어납니다. 믿는다고는 하면서도 삶으로 믿지 못하는 갈등 말입니다.
이에 주님께서는 진리의 말씀을 통해, 우리 안에 들어있는 잘못된 관점을 전환시켜 주십니다. 바리사이들과 우리들의 인간적인 관점을 하느님의 관점으로 전환시켜 주십니다. 그리고 더 이상 그렇게 갈등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황제(사람)의 것은 황제(사람)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이 세상 ‘모든 것이 주님의 것’이라는 진리 앞에, 그렇지 않다고 반론할 수 있는 신앙인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교만한 인간은 사람의 것과 하느님의 것을 구분할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주님께서 소중하게 맡겨주신 것인데도 자신의 것인 양 오해하며, 집착해서 마음대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이것도 우상을 숭배하는 것입니다.
이런 우상을 숭배하기 때문에 바리사이들은 자신들을 합리화시키려고 예수님께 감히 올가미를 씌울 생각을 하였던 것입니다. 우리도 언제든지 빠져들 수 있는 우상입니다.
‘해 뜨는 곳에서도 해 지는 곳에서도 나밖에 없음을, 내가 주님이고 다른 이가 없음을’ 알게 하시려는 주님 마음을 기억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더는 갈등하지 말고,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임을 고백할 줄 아는 우리 모두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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