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126호 2011.09.25 |
|---|---|
| 글쓴이 | 손태성 신부 |
아버지의 아들들
손태성 다미아노 신부 / 모라성요한성당 주임
오늘 복음 말씀에서 두 아들의 말과 행동이 완전히 대조되고 있음을 본다. 이 대조를 통해 드러나는 것은 누가 아버지의 뜻을 실행했는가 하는 것이다. 뱉어진 말과 관계없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한 아들이 진짜 아들이다. 이 비유는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 21) 는 복음 말씀을 떠올린다.
예수님의 이 비유는 율법학자들과 백성의 원로들을 겨냥하고 있다. 하느님 나라의 복음이 세례자 요한에게서 전해질 때, 똑똑한 자들은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하는데 그들이 바로 그들이다. 복음이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더 잘 이해된다는 사실은 항상 우리를 긴장시킨다. 한편 예수님의 이 비유는 우리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 하느님의 자녀로서 우리는 늘 하느님 아버지를 부른다. 이 이름을 부르면서 그분께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시기를 청한다. 내 모든 죄와 어려움을 없애주시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고 빈다. 나와 관계되는 모든 것들, 사랑하거나 집착하는 모든 것들이 잘 되기를 바라며 아버지를 찾는다. 그 마음을 조용히 알아차려 보라. 그 모두가 내 뜻대로 되었으면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내 뜻대로 하고 싶다면 돈과 권력에 의지하거나 그것을 신앙하는 것이 더 빠르고 효과적일 것이다. 혹시 우리는 돈과 권력을 잡을 재주가 없어서 하느님을 믿는 것은 아닌가?
“신부님, 제가 주님께 제 소원을 들어주시면 꼭 성당에 나가겠다고 약속했는데 그게 이루어졌어요. 그래서 약속대로 냉담을 풀고 성당에 나왔어요.” “……” 그 마음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으나 맞장구 치기는 쉽지 않다. 그 소원이 무엇이었든 간에.
예수님께서는 “자기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 사는 모습을 보여주셨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죽음에 이르도록 순명하셨다(제2독서). 이것이 성자의 삶이다.
이 땅에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자처하는 이들이 많다. 그 많은 아들들 중에는 자기 뜻대로 살기 위해 아버지 밑에서 얹혀사는 아들도 있고, 아버지의 뜻을 알아듣고 실행하기 위해 같이 사는 아들도 있다. 아버지 덕으로 ‘하는 일 마다 잘되리라’ 고 믿는 아들도 있고, 제 하는 일이 잘 안되지만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하는 아들도 있다. 겉으로 보면 같은 아들이라도 속마음은 이렇게 다른 아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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