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385호 2016.06.05 |
|---|---|
| 글쓴이 | 윤기성 신부 |
자비의 얼굴
윤기성 미카엘 신부 / 부산평화방송 총괄국장
예수님께서 저에게 맡겨주신 양들은 저의 얼굴을 모릅니다. 다만 제 목소리만 알고 있을 뿐인데요, 제가 본당이 아니라 라디오 방송을 하는 부산평화방송에서 사목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본당을 방문하여 특강을 하거나 미사 강론을 할 때, 제 목소리를 알아듣고 오래된 벗을 만나기라도 한 것처럼 반갑게 인사해 주시는 교우님들을 만나곤 합니다. 저는 윤용선 신부님의“성음악 산책”, 이재석 신부님의“하느님과 하나되는 하루”, 홍영택 신부님, 김병희 신부님, 김수환 신부님의“신부들의 수다”와 같은 정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는 않지만 60초 분량의“윤기성 신부의 비바파파”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양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트위터”라는 미디어의 공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의 한 분이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을 읽고 해석하고 우리 삶에 적용해 보는 프로그램입니다. 한 번은 교황님의 이런 말씀을 애청자들과 나누었습니다.“난민들은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그들은 얼굴이 있고 이름이 있으며 그들의 사연이 있는 사람들입니다.”교황님께서는 우리들이 우리 사회의 변두리에서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들을 냉랭하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시선처럼 각자의 가치를 지닌 인격체로 대하기를 촉구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 살아간다고 하지만, 안이함, 보신주의, 패배주의에 빠져 신앙을 개인 안에 가두어 두기도 합니다. 이런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오늘 복음 말씀은 중요한 점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데요, 외아들을 잃고 슬퍼하는 홀어머니를 보며 마음 아파하셨던 예수님의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서 임시로 살고 있는 난민들을 찾아가 그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사연을 경청하며 함께 아파하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모습에서 예수님을 보게 됩니다. 2년 전 교황님께서는 로마 교구의 사제들을 만나 그들에게 양들의 아픔을 보고 눈물 흘릴 줄 아는 사제가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권고는 전 세계의 사제들에게도, 우리 교우님들께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저는 우리 교우님들의 삶 속에서도 눈물을 흘리시는 예수님께서 살아 계시길 기도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의 얼굴이시듯, 우리 교우님들도 또 하나의 자비의 얼굴로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저는 방송이라는 통로를 통해 이런 지향으로 살아가시는 교우님들의 힘을 북돋워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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