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486호 2018.04.29 
글쓴이 김강정 신부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김강정 신부 /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왜 신앙생활을 하느냐고 물으면 다들 구원받기 위해서라고 답합니다. 그건 낮은 차원의 답변입니다. 그분을 사랑하기 위해 신앙생활을 하는 겁니다. 사랑하는 그분과 영원히 함께 하기 위해 구원을 원하는 겁니다. 주님께 뭔가를 받기 위해 성당에 다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지닌 최고최상의 것을 먼저 드리기 위해 성당에 다니는 겁니다. 이게 우리가 신앙을 사는 이유입니다. 주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사랑 속에 머무는 삶이 신앙의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서 생명의 수액을 공급받듯, 우리도 주님께 붙들려있어야 생명을 공급받습니다. 아니면 열매는 고사하고 저 하나의 목숨도 보전하지 못합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고, 누에는 뽕잎을 먹어야 삽니다. 다른 잎에 눈독을 들이면 반드시 죽게 됩니다. 우리도 생명의 영양분을 주님한테만 공급받아야 합니다. 영양분을 다른 데서 취하면 반드시 탈이 납니다. 열매가 가지에 달린다고 해서 그 열매를 가지가 만드는 게 아닙니다. 열매는 나무가 만드는 겁니다. 우리한테는 사랑할 능력은 있어도, 사랑을 만들어낼 능력은 없습니다. 우리는 받아서 주는 사랑밖에는 하지 못합니다. 그 사랑을 주님께로부터 받아서 이웃에게 나누어주는 겁니다. 이 사랑의 수액을 공급받지 않고서는 우리는 결코 생명의 전달자가 될 수 없습니다.

  저더러 하루 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 언제냐고 물을 때면, 미사성제를 봉헌하는 순간과 성체 대전에 머무는 시간이라고 답합니다. 예수님 안에 머무는 시간만큼 행복한 시간은 없습니다. 머묾이 좋다는 건 머물러 본 사람만이 느끼는 감정입니다. 주님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주님이 계시는, 이 아름다운 일치와 결합은 경험해본 사람은 알 겁니다.“너희는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보고 맛들여라.”이 맛을 들인 사람은 절대 이 맛을 잊을 수 없고 끊을 수 없습니다. 한시라도 주님을 떠나 살 수 없으며, 늘 성체 대전에 머물게 됩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중독이 이 중독입니다. 우리가 이 힘으로 하루를 살고, 이 힘으로 세상 앞에 설 수 있었으면 합니다. 주님의 힘없이, 허약한 내 힘만으로 서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는 이 말씀이 오늘 하루도 우리 삶을 지탱시키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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