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6. 5. 24. 연중 제8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① 1베드 1,10-16                 ㉥ 마르 10,28-31.

 

            감사기도에서 찬미기도로

 

!!, 지난 주일은 삼위일체대축일이었습니다. 지난 대림주일을 시작으로 성령강림까지 교회는 전례를 통하여 구원역사 전체를 묵상하였습니다. 제일먼저, 대림절과 성탄에는 주님의 강생을 묵상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순절과 부활절에는 주님의 수난과 부활을 거행하였습니다. 주님승천후 성령께서 오심으로써 인간구원이 완성되고 신약의 교회가 탄생되었음을 묵상하였습니다. 이렇게 구원의 역사를 통하여 계시된 하느님 아버지와 아들 예수님과 성령의 모습을 되돌아본 다음, 하느님의 백성은 지난주일, 하느님 자신의 신비를 묵상하였습니다. 바로 삼위일체입니다. 이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신비는 바로 사랑이기 때문에, 1요한4장은 세 번에 걸쳐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삼위일체 하느님을 닮아가고 일치하도록 창조되었고, 구원된 것입니다. 이 삼위일체이신 주님의 사랑과 축복이 항상 우리와 함께 하길 빕니다.

 

!!, 오늘은 지난번 찬미기도에 대한 묵상에서 찬미는 모든 기도의 목적이고 종착점이라는 점을 묵상했습니다. 즉 우리는 청원기도와 탄원기도를 하고 난 다음, 감사기도를 드리고, 이 감사기도는 주님을 찬미하는 기도로 완성됨을 묵상하였습니다. 이것을 도표로 그린다면,, 청원기도→ 감사기도→ 찬미기도가 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요한묵시록에 의하면 천국에서는 더 이상 청원기도도, 중재기도도 없고, 오직 주님을 찬미하는 기도가 영원히 울려퍼진다고 합니다:

“나는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와 바다에 있는 모든 피조물, 그 모든 곳에 있는 만물이 외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어좌에 앉아 계신 분과 어린양께 찬미와 영예와 영광과 권세가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하느님의 모든 종들아 낮은 사람이든 높은 사람이든 하느님을 경외하는 모든 이들아 우리 하느님을 찬미하여라.』”(요한묵시록5,13; 19,5)

이렇게 우리는 천국에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영원히 찬미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 세상에서 찬미의 기도를 바치면, 천국의 기도를 앞당겨 바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우리는 지금 이세상에서부터 천국의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부터 이런 천국의 삶을 잘 보여주신 분들이 성인들입니다. 성인들의 기도를 보면, 거의 다 감사와 찬미의 기도입니다. 그 예가 프란치스코 성인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중세기 교회가 세상의 권력과 부를 가지고 있었을 때, 역설적으로 복음적인 가난을 보여주셨습니다. 이 프란치스코 성인 때문에 교회가 복음의 정신을 되찾고 새롭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프란치스코 성인이 바치신 태양의 노래라는 기도가 있는데,, 찬미의 기도가 어떠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프란치스꼬 성인의 태양의 노래

 

지극히 높으시고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주님!/

찬미와 영광과 칭송과 온갖 좋은 것이 당신의 것이옵고,/

호올로 당신께만 드려져야 마땅하오니 지존이시여!

사람은 누구도 당신 이름을 부르기조차 부당하여이다.//

 

내 주님! 당신의 모든 피조물 그 중에서도,/

형제 햇님에게서 찬미를 받으사이다./

그로 해, 낮이 되고 그로써 당신이 우리를 비추시는 그 아름다운 몸 장엄한 광채에 번쩍거리며,/

당신의 보람을 지니나이다. 지존이시여!//

 

자매 달이며 별들의 찬미를 내주님 받으소서./

빛 맑고 절묘하고 어여쁜 저들을 하늘에 마련하셨음이니이다.//

 

형제 바람과 공기와 구름과 맑은 하늘, 그리고 사시사철의 찬미를 내 주님 받으소서./

당신이 만드신 모든 것을 저들로써 기르심이니이다.//

 

쓰임많고 겸손하고 값지고도 조촐한 자매/

물에게서 내 주님 찬미를 받으시옵소서.//

 

아리고 재롱되고 힘세고 용감한 형제 불의 찬미함을 내 주님 받으소서.

그로써 당신은 밤을 밝혀 주시나이다.//

 

내 주님, 자매요 우리 어머니인 땅의 찬미를 받으소서./

그는 우리를 싣고 다스리며 울긋불긋 꽃들과 풀들과 모든 가지 과일을 낳아 줍니다.//

 

당신 사랑 까닭에 남을 용서해 주며,/

약함과 괴로움을 견디어 내는 그들에게서 내 주님, 찬양받으사이다.//

 

평화로이 참는 자들이 복되오리니,/ 지존이시여, 당신께 면류관을 받으리로소이다.//

 

내 주님! 목숨 있는 어느 사람도 벗어나지 못하는/

육체의 우리 죽음 그 자매의 찬미를 받으소서.//

 

죽을 죄 짓고 죽는 저들에게 앙화인지고,/ 복되도다. 당신의 짝없이 거룩한 뜻 좇아 죽는 자들이여!/

두 번째 죽음이 저들을 해치지 못하리로소이다.//

 

내 주님을 기려 높이 찬양하고 그에게 감사드릴지어다./한껏 겸손을 다하여 그를 섬길지어다.//

 

!!, 저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태양의 노래라는 찬미의 기도를 읽을 때마다 감탄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영혼이 맑고 순수할 수 있는지 감탄하게 됩니다. 성인은 태양과 달과 별, 그리고 물과 불을 형제자매라고 불렀습니다. 이것이 보편적 형제애입니다. 성인은 온세상에 하느님의 사랑이 가득차 있음을 보았습니다. 그중에서 해와 달과 별들을 통해 인간에게 은총을 베푸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보았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죽음에서까지 하느님의 놀라운 은총과 사랑을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을 찬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태양과 달과 죽음에서까지 주님사랑과 은총을 볼수 있는 깊고 순수한 영혼의 눈을 가졌던 것입니다.

저는 가끔 프란치스코 성인은 정말 고성능의 예민한 안테나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고성능의 안테나같은 심오한 믿음으로 세상 만물과 고통과 죽음에서까지 하느님의 위대한 은총을 보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찬미의 기도는 하루아침에 깊어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믿음이 깊어지고 사랑이 많아짐에 따라, 그 수준에 맞는 찬미의 기도를 바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부터 그 찬미의 기도를 일상적으로 바치는 습관을 드려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영혼이 하느님의 보이지 않은 은총 앞에서 문을 열게 됩니다. 이때 열린 그 영혼안에 믿음과 사랑의 은총이 쏟아져 들어오게 되는 것입니다.

 

!!, 지난주에 묵상한 시편 136편이 기억나는지요? 우리가 이스라엘백성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이 주님을 찬미하는 법이라고 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창조와 이집트 탈출과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는 숱한 어려움과 고통 뒤에, 하느님의 놀라운 자애를 보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시편 한구절마다, 후렴으로 “하느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라고 계속해서 그리고 반복적으로 찬미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프란치스코 성인과 이스라엘 백성의 믿음으로 하느님의 자비와 예수님의 사랑을 찬미할 수 있도록 은혜를 베푸시길 빕니다.

 

이렇게 찬미는 하느님이 바로 진정으로 위대하신 단 하나의 하느님이심을 인정하고 흠숭하는 것입니다. 이런 찬미로써, 하느님의 은총과 찬미가 우리에게 쏟아져내리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모든 전능하심과 아름다움과 진리는 바로 우리를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주님을 찬미하기 위해서 반드시 통과해야 할 기도가 있습니다. 바로 감사기도입니다. 찬미는 하느님자신의 아름다움과 위대하심을 기리는 기도라면, 감사기도는 내가 혹은 우리가, 우리 공동체가 받은 은총에 감사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감사기도는 반드시 주님께로부터 은총과 사랑을 받았다는 알고 체험해야 합니다. 주님께 사랑과 은혜를 받았음을 알고 감사드릴 때, 우리는 비로소 하느님께 한발자국 가까이 가게 됩니다.

이렇게 감사함으로써 하느님께 가까이 가면 갈수록, 주님을 찬미하게 됩니다. 이 감사기도는 다음주에 계속 묵상하겠습니다.

 

“하느님의 아들 주예수 그리스도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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