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85호 2018.04.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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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임성근 신부 |
제게 성소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임성근 신부 / 우동성당 부주임 pantaleon@naver.com
성소에 대한 질문의 출발점은‘‘내’가 무슨 선택을 하는가?’가 아니라‘‘하느님’께서 나를 부르시는가?’입니다. 성소는 단 한 번의 결단이라기보다 오랜 시간을 두고 식별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성소를 식별할 때 세 가지를 꼽아봅시다. 우선 본인 자신의 결단과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 맞갖는 실력과 자질도 겸비해야 하는데 곧,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는 인성과 사회성, 학업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는 지성, 내적인 생활과 성덕을 닦을 수 있는 영성, 그리고 타인을 돌볼 수 있는 사목적 자질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로 신앙 공동체입니다. 성소는 자기가 속한 신앙 공동체 안에서 시작되고 양육됩니다. 그런 면에서 자신의 성소는 소속 본당이나 공동체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입니다. 성소에 있어서 신앙 공동체의 중요성은 사제 서품식 경문에도 드러납니다.“거룩한 어머니이신 교회는 주교님께서 여기 있는 이 부제들을 사제로 서품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합니다.‘제가 하고 싶으니까 저를 서품해주세요’라고 하지 않고‘신앙 공동체가 원하니까 이 후보자를 서품해주세요’라고 표현합니다.
셋째는 가정의 역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당신의 가정은 성소친화적입니까?’라고 물으셨습니다. 가정은‘최초의 신학교’가 되어 어린이들이“어려서부터 신앙과 기도가 무엇인지, 교회에 대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현대의 사제양성 41항) 물론 이 말은 가정이 완벽해야 성소가 생긴다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가정에서 겪은 기쁨과 슬픔, 행복과 위기 모두가 사제 성소의 밑거름이 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