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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484호 2018.04.15
글쓴이 홍성민 신부

저는 알코올 중독자는 아닙니다만, 술을 좋아해서 가끔 건강이 염려됩니다. 배도 점점 나오고, 술 마신 다음 날은 많이 피곤합니다.‘술을 좀 줄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금단현상 같은 것은 없지만,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려워질까 봐 그러지를 못합니다.
 

홍성민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parvus@hanmail.net
 

  제가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지금 자신의 상태가 중독인지 아닌지에 관한 것입니다. 중독이 아니라면 안심이고, 만약 중독이라면 줄이든지 끊든지 하겠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중독은‘진행성 질환’입니다. 꼭 중독이라고 말할 단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건강과 일상의 삶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술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술은 내 삶을 조금 더 행복하고 기쁘게 살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지, 술을 위해 내 건강과 일상을 희생할 필요는 없습니다.
  미사 때 마지막 인사는 우리를 세상으로 파견합니다. 가서 복음을 전하라고 합니다. 미사의 목적은 성당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가는 것입니다. 세상으로부터 안전하게 숨기 위함이 아니라, 세상으로 나가는 힘이 참된 신앙입니다. 만약 하느님의 사랑이 너무 좋아 세상으로 가지 않고 그 안에만 머물겠다고 한다면, 그 사람의 신앙은 건강하지 못한 종교 중독입니다.
  술은 세상을 더 건강하고 잘 살게 하는 데까지만 필요한 것이지, 만약 술로 인해 삶의 어떤 부분이 희생된다면 그것은 분명 문제입니다. 꼭 중독환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나에게 익숙한 것을 바꾸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술자리는, 사람을 사귀고 함께 하는데 가장 보편적인 방법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술 없이 사람들을 만나고, 즐거움을 나누는 많은 방법도 분명 많이 있습니다. 본인이 가진 취미나 평소 좋아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잘 생각해보시고, 그것을 위한 시간과 공간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