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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몸을 꿈꾸며

가톨릭부산 2018.04.11 10:26 조회 수 : 72

호수 2484호 2018.04.15 
글쓴이 류선희 크리스티나 

영원한 몸을 꿈꾸며
 

류선희 크리스티나 / 남산성당, 시인 rsh3388@naver.com
 

  신앙은 성격대로 믿는다는 말도 있듯이 고지식한 필자는 지성인교리반을 거쳐 세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교리와 천주교의 핵심인 그리스도 부활 교리를 온전히 믿지 못하고 반신반의한 채, 한동안 습관처럼 교회를 들락거렸습니다.

  다행히 믿음의 끈은 놓지 않고 살아 숱한 피정과 미사 속의 강론, 여러 차례의 국내외 성지순례, 오랫동안 지속해 온 레지오활동과 기도, 또한 삶 속에서 겪은 크고 작은 고통을 통해서 차츰차츰 신앙의 눈이 뜨여 성모의 무염시태란 인간을 통하여 안전하게 인간 구원을 하려는 하느님의 창조계획에 따라 예수를 인간으로 보내는 통로로 마리아를 택하셨다는 것이고, 그리스도의 부활은 썩지 않는 영원한 몸을 입는 것으로 하느님이 만드신 그 옷을 예수께 입히시어 죄 많은 우리로 하여금 영원한 몸을 입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것으로서, 이 기적 같은 형상들은 나약한 인간에게 내리신 주님의 특별한 은총이라는 깨달았습니다.

  작년 가을, 기도와 사랑을 아낌없이 주던 필자의 오랜 친구가“많이 사랑하지 못하고 산 것이 너무 후회된다.”는 말을 유언처럼 남기고 제 곁을 떠났습니다. 악성종양에 시달리면서도 힘든 내색은커녕 오히려 죽음으로부터 초연한 친구의 확고하고 뜨거운 신앙심이 참으로 부러웠습니다. 친구가 남기고 간 말이 문득문득 채찍처럼 들립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하기를 갈망하며 삽니다. 그 행복의 뿌리는 사랑입니다. 사랑은 타인 속에 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를 포함한 우리 속에 있습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11분』에서 “우리 옆에 우리의 감정을 함께 나눌 누군가가 있을 때 비로소 우주는 의미를 가진다.”고 했듯이 우리 속의 사랑을 길어 올리는 두레박 같은 타인은 우리 삶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

  믿음이든 행복이든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 안에서 부단히 퍼 올린 사랑이 비록 미미하고 보잘것없어도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이웃에게 예수님처럼 서슴없이 빛의 손을 내밀어 주고 성모님처럼 구원의 디딤돌이 되어줄 때, 우리는 행복의 얼굴을 조우할 것이고 마침내 우리가 꿈꾸는 영원한 몸을 갈아입을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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