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6. 5. 17. 연중 제7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① 야고 4,1-10              ㉥ 마르 9,30-37.

 

               찬미(찬양)기도

 

!!, 지난주일 성령강림대축일을 준비하기 위해 성령에 대한 묵상을 했습니다. 성화자이신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쏟아주시고,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게 하는 은총을 주신다는 것을 묵상하였습니다. 이렇게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고, 그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기도해야 함을 또한 묵상하였습니다. 성령과 기도는 뗄수 없는 관계라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기도에 대한 묵상을 계속하겠습니다. 지난번 기도를 내용으로 분류하면 청원기도, 중재기도, 그리고 찬미와 감사기도로 나눌 수 있음을 묵상하였습니다. 이렇게 기도로써 하느님 아버지와 그리고 예수님께 우리의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표현하고 친교를 나누게 됩니다. 여기에서 기도를 드리는 우리가 근본적인 태도가 흠숭임을 묵상하였습니다. 성인들에 대한 공경의 자세를 공경지례, 성모님께 대한 존경과 사랑을 상경지례, 그리고 하느님께는 흠숭지례로써 최고의 사랑과 존경을 드려야 함을 묵상하였습니다.

 

이 흠숭지례에 가장 적합기도가 바로 찬미와 감사기도입니다. 이 찬미와 감사기도가 시편기도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찬미와 감사기도가 우리 기도내용의 대부분이 되어야 함을 알수 있습니다. 더욱이 1테살5,18은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라고 합니다. 따라서 찬미와 감사기도는 우리기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먼저, 찬미 또는 찬양에 대해서 묵상합니다. 찬미는 하느님의 위대하심,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높이 기리는 기도입니다. 이 찬미기도를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을 참으로 하느님으로 받들게 됩니다. “정말 우리 하느님이야말로, 참된 하느님이시다.”라고 고백하고 영광을 드리는 것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639항)

 

그럼, 우리는 어떻게 주님를 찬미할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이런 찬미기도를 가장 잘 가르쳐 주는 유산과 전통을 받았습니다. 바로 이스라엘 백성이 드린 찬미기도입니다. 이 찬미기도는 성경에 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시편입니다. 시편을 통하여 우리는 주님을 어떻게 찬미할 수 있는지를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시편을 보면, 온통 주님을 찬미하는 기도로 가득차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매일 아침기도 초대송에 시편 95편은 “주님은 위대하신 하느님 모든 신들 위에 위대하신 임금님. 땅 깊은 곳들도 그분 손안에 있고 산봉우리들도 그분 것이네. 바다도 그분 것, 몸소 만드시었네. 마른땅도 그분 손수 빚으시었네. 들어가 몸을 굽혀 경배드리세. 우리를 만드신 주님 앞에 무릎 꿇으세.”라고 찬미합니다. 시편 150편은 세상만물에게 주님을 찬미하라고 초대하면서 시편전체를 마감합니다: “주님을 찬양하여라, 낭랑한 자바라로. 주님을 찬양하여라, 우렁찬 자바라로. 숨 쉬는 것 모두 주님을 찬양하여라. 할렐루야!”

 

이 시편 중에서, 참으로 감동스런 시편이 136편입니다. 이 시편은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찬미하는 시편입니다:

“주님을 찬송하여라, 좋으신 분이시다.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이렇게 주님을 찬미하도록 초대하면서, 주님의 업적을 하나 하나 열거합니다: “슬기로 하늘을 만드신 분을.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땅을 물 위에 펼쳐 놓으신 분을.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커다란 빛들을 만드신 분을.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이렇게 창조업적을 열거한 다음, 구원의 업적을 열거합니다: “이집트의 맏배들을 치신 분을.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이스라엘을 그들 가운데에서 이끌어 내신 분을.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강한 손과 뻗은 팔로.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갈대 바다를 둘로 가르신 분을.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이스라엘을 그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셨다.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파라오와 그의 군대를 갈대 바다에 처넣으셨다.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이렇게 이집트에서 구출하신 다음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게 한 업적을 열거합니다: “아모리 임금 시혼을.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바산 임금 옥을 죽이셨다.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이들의 땅을 상속 재산으로 주셨다.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이렇게 주님을 찬미하고 난 다음,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주님을 찬미하도록 초대합니다: “하늘의 하느님을 찬송하여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이 시편이 감동스럽고 아름다운 이유는 그들의 역사적인 사건 뒤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놀라운 자비와 사랑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신앙이 우리에게 어떻게 주님을 찬미하는 법을 가르치는 학교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살이 뒤에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와 은총이 있다는 것을 읽어내는 믿음입니다.

 

예를 들면, 저는 개인적으로 어릴 때 신학교에 들어가 공부도 잘 했고, 신학교 규칙도 잘 지켰기 때문에 사제가 된 것으로 자부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날수록 제가 사제가 되도록 하느님의 자비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6년동안 매일미사 하도록 이끄신 분도 그분의 자비였습니다. 또 소신학교 1학년때, 향수병에 걸려 거의 죽게 되었을 때, 저의 어린 맘 속에,, “내가 죽어서 관에 들어가면, 신학교 문을 나가겠지만, 내 발로는 절대로 신학교는 나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주님의 성소는 생명보다 더 귀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죽음을 불사하면서까지 부르심의 길을 걷도록 하신 분이 바로 주님이심을 나이가 들면서 깨달았던 것입니다. 또 신학생때, 자전거를 타고 영도 태종대로 가다가 높은 절벽에서 떨어졌지만, 긁힌 자국하나없이 살아난 것도 모두 주님 자비였습니다. 이렇게 제 삶 뒤에 항상 하느님의 자애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 때문에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또 천문을 알면 알수록 주님을 찬미하게 됩니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적당한 거리에, 적당한 크기로, 또 하나의 달이 있고, 목성이 울타리역활을 해서, 위험한 소행성으로부터 보호해 주고, 지구의 자기장과 대기, 물이 있는 등 이렇게 생물이 살기에 적합한 완벽한 조건을 갖춘 것을 골디락스존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그런 행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이 우주안에 시계를 만드는 것보다 더 정교하게 지구를 만들어 배치해 놓으신 주님의 지혜와 사랑에 찬미를 드리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우주의 태양을 보고, 하느님 아버지의 무한하고 보편적인 사랑을 계시하셨던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마태 5,45)

 

이렇게 우리 인생과 교회 그리고 이 세상의 사건 뒤에 있는 하느님의 사랑의 계획과 자비를 믿음의 눈으로 알아보고 찬미드리면, 우리의 기도는 참으로 올바로 성숙하게 되고 심화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는 깊은 사랑의 관계로 비약하게 됩니다. 이 기도의 은총이 우리에게 가득히 내리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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