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83호 2018.04.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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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시안비(베트남공동체) |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마태 7,7)
시안비(베트남공동체) / 노동사목 지원팀장 free6403@hanmail.net
어릴 때 베트남에서 세례를 받은 저는 믿음이 강한 어머니 덕에 동생들과 함께 매일 미사를 보고 저녁에는 가족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사랑하는 가족과 신앙은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21살의 나이에 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져 한국 유학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려움과 걱정은 피할 수 없었지만 꿈꾸던 것이 이뤄져 무척 기뻤습니다. 그러나 이방인으로 생활하며 외롭거나 자신이 하찮고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낄 때, 힘들거나 슬픔을 견딜 수 없을 때는 주님을 찾아 맘껏 울었습니다. 길 밖의 세상은 이역만리 낯선 외국이지만 성당을 고향집처럼 여기며 기도했습니다. 그때는 오직 하느님께 위로를 받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러다 파스카 성야 미사를 봉헌하고 싶어 정보를 검색하던 중 부산교구 베트남공동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모국어인 베트남어로 진행하는 미사라 부활의 의미를 좀 더 온전히 느낄 수 있었고, 온 몸과 맘을 다해 정성껏 봉헌하며 참 행복했습니다.
이후 베트남공동체에서 이주노동자들의 통역 지원 활동을 하며 한국 신부님, 수녀님, 노동사목 가족 또 초량성당 공동체 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을 통해서 비록 국적은 다르지만 보편된 교회, 하나된 교회의 개념을 체험할 수 있었고 믿음의 뿌리가 좀 더 깊고 튼튼해졌습니다. 저에게는 이 모든 것이 기적처럼 보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주변 사람들을 통해 우리 삶 속에 보이지 않는 당신의 손길을 스스로 발견하기를 원하신 것 같습니다.
베트남공동체는 올해 처음으로 설립한 지 11년 만에 수녀원에서 사순 피정을 진행하였고, 베트남 신부님이 계시지 않아 몇 년간 파스카 성야 미사를 봉헌하지 못했지만 올해 예수님의 자비로 신부님을 보내주셔서 성주간과 파스카 성야 미사까지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노동사목의 지원으로 매년 한국교회 성지순례의 기쁨도 맛보고 있습니다. 이렇듯 저처럼 저희 이민자의 어머니인 부산교구 사랑 속에 신앙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주노동자가 많이 있습니다. 언어장벽으로 인해 서로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해도 하느님이 계시는 곳에 사랑이 있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디를 가든지 교회의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없다는 확신이 듭니다. 주님 부활 영광 안에 우리 모두의 삶이 더 행복해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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